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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반짇고리

by 소심쟁오리 Oct 18.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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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입던 바지의 단추가 또 떨어졌다.

분명 편의점에서 급하게 산 휴대용 반짇고리로

두 번 세 번 나름 단단하게 꿰맸는데 왜 이럴까 싶었다.


작은 바늘로 성겹게 꿰매서 그런가

실이 얇디얇아서 그런가

또다시 힘없이 툭.


이럴 때면 엄마가 가지고 있던

촌스러운 반짇고리가 떠오른다.

그 속에 얽혀있는 각양각색의 굵은 실들

한 번 꿰는데 힘에 부칠만큼 큰 바늘들


그 거칠지만 튼실한 실들로

무섭다시피 크나큰 바늘로

단추를 단다면

떨어지지 않겠지. 분명 그렇겠지.


그 단추를 주름진 손으로 달아주며

엄마는 또 다 큰 딸이 칠칠치 못하다고 하겠지.


그 촌스러운 반짇고리를 천장에서 끄집어내

다시금 떨어지지 않도록 단단히 단추를 달기 위해서

본가를 내려가야겠다. 이번 주말에.

벌써부터 엄마의 핀잔이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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