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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머쉬룸 May 26. 2024

고장-(1)

그는 늘 결혼하자고 말했다. 결혼해서 같이 미국에 가자고 했다. 

같이 살게되면 너의 삶이 전보다 더 나아질 것이라고 미정이의 마음을 흔들었다. 

그 때의 그는 미정이를 정말 소유하고 싶어했다. 느낄 수 있었다. 그 순간에는 진심이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영원할 것 같았던


사랑도 사라졌다. 


시간이 흘러 첫 만남의 자극은 사라지고 만남은 평범한 일상의 연속이 되었다. 어느 순간부터 미정이는 데이트를 하는 시간들을 의무적인 시간으로 여기면서 지루해졌다. 본인의 사랑은 끝나감을 느끼고 있었지만 상대방은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모순된 바람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어쩌면 평생 내 곁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그 사람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 후, 미정이의 마음은 확실하게 고장났다. 누구를 만나던 언젠가 끝날 것이라는 막연한 두려움이 너무나 크게 다가왔다. 인생은 어차피 혼자라는 결론이 내려진다. 


미정이는 그렇게 누구에게도 마음을 주지도 받고싶지도 않고 혼자 마음의 벽을 단단하게 쌓아올린다. 벽은 시간이 갈 수록 단단하고 높게 쌓아져만 갔다. 


혹여나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날까봐 미정이는 두려워졌다. 언젠가 좋았던 시간들은 분명 끝날 것이기 때문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사랑은 한철이다. 미정이가 겪은 사랑은 모두 그랬다.

인생은 결국 오롯이 혼자 이겨내야하는 시간들이라는 것을 깨달은 미정이는 이제 날카로운 가시를 온몸에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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