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라던 이상향
마음이 고장난 건 언제부터였을까? 미정은 생각한다.
억눌렸던 성장과정에서 시작된걸까?
아니면 믿었던 너와의 끝을 본 순간?
뭘 믿었는데?
내가 바라던 미래?
그 사람의 마음?
이전부터 우울증약을 복용하고 있던 미정은, 이번엔 약 핑계로 어물쩡 넘어가려고 한다. 약물의 핑계를 대면 문제가 나로부터 멀어진다. 우울증 약 때문에 변연계가 조금 망가진 거라고 그렇게 생각하기로 한다. 현실을 조금 더 가볍게 바라봐야만 살아가질 때가 있다.
다시는 마음에 드는 누군가를 만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 사람은 이제 한국에 없다. 직장인인 미정이가 휴가를 모으고 모아서, 돈을 아끼고 모아 미국에 여행을 간다한들 그의 마음은 이미 식어버렸음을, 되돌릴 수 없음을 머리로 이해는 하고 있다.
자꾸만 실낱같은 희망을 품는다.
시간이 지나서, 혹시 나를 다시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나, 정말 다른 사람을 만나서 사랑에 빠져서 너에게 돌아갈 수 없어도.. 너, 괜찮을까?
누군가를 사랑할 생각도, 다시 사랑에 빠질 생각도 없지만 그래도 미정이는 마음 한 켠에 그와의 만남을 위한 작은 공간을 남겨둔다.
그 공간 속에서 미정은 마음껏 사랑받고 사랑하는 상상에 헤엄친다. 헛된 희망 속에서 만들어진 도파민은 현실로 돌아오는 순간 무너진다.
마음은 몇배로 무너져 내린다.
매일 몇번이고 무너져 내리는 마음, 정확히 2년동안 미정은 이 짓을 반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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