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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머쉬룸 Jul 07. 2024

다시, 시작

첫 만남

더위가 한창이던 여름날, 비 소식이 있던 토요일. 길고 긴 전 연애의 미련을 뒤로한 채 미정이가 소개팅을 나가는 날이다.

어떤 스타일의 옷을 입고 나올거냐고 재차 묻는 남자의 카톡이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아, 더 이상 답장이 안왔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옷을 안 입고 나갈 예정이라고 무리수를 던진다. 남자는 웃는다. 


저녁에 비소식도 있는데, 집에 있고 싶다고 생각한 미정이는 은근슬쩍 남자에게 던진다. 

'오늘 비가 많이 온다던데...'

남자는 굴하지 않는다. 지하철역으로 오면 역 바로 앞으로 픽업을 가겠다고 한다. 미정이의 소개팅 파토 도전은 실패한다. 

우중충한 날이었고, 미정이는 샤워를 했고 소개팅을 나갈 준비를 했다. 다행히 집을 나설 때까지 비는 쏟아지지 않았다. 


대충 크롭탑에 미니스커트, 그리고 여름용 가디건을 걸쳤다. 버스정류장 앞 건물에 비친 모습을 보고 만족스러움을 느끼고 약속장소로 향한다. 

비가 오는 바람에 조금 늦었고, 약속장소에 도착한 미정이는 도착해있는 차에 올라탄다. 둘은 저녁을 먹으러 고기집으로 향한다.  남자는 고기를 잘 굽는다는 것에 자부심이 있었고, 정말로 잘 구웠다. 


살면서 화를 한 번도 내보지 않았다는 말에 미정이는 그건 건강하지 않은 감정인 것 같다고 대답한다. 

그는 말한다. 화를 내지 않고 사람을 손절할 뿐이라고. 미정이는 고개를 끄덕인다. 미정이 역시 지인들에게 화를 내지 않고 서서히 멀어진 적이 많았기 떄문에.


밥을 먹고, 2차로 강남에 위치한 그 사람의 단골 바에 갔다. 그 사람을 잘 아는 직원들, 친절하고 분위기 있던 바.

이곳에 나 말고 다른 여자들도 많이 데려왔을까? 의문은 들지만 묻지 않는다. 이 남자는 다정하다. 

회사의 대표라는 그 사람은 인상은 부드러웠으나 눈빛은 날카로웠다. 


위스키를 한잔, 두잔, 술에 취한 그 사람이 헛소리를 할 때마다 미정이는 그 사람을 우스운 표정으로 쳐다본다. 

어느 순간, 그 남자의 입술이 미정이에게 겹쳐온다. 감정이 시작되는 순간

2차를 마치고 그의 집으로 향하는 차에서, 진한 키스를 나눈다. 


그리고 도착한 그의 집에서...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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