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것 오래된 것을 싫어해왔다.
책을 읽어도 최근 1년 안에 나온 책이 아니면, 잘 보려고 하지 않았다.
예전 것에 기반한 내용이 담겨 있으면, 지금과는 안 맞을 것 같아서다.
그런데 어느 순간 생각이 달라진 것 같다.
음식점 찾을 때 간판을 본다.
간판이 낡았다는 건 이 자리에서 오래 있었다는 거다.
오래 있었다는 건 그 기간 동안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그렇게 찾아간 음식점들은 대부분 깊은 맛이 있었다.
오래됨 이란, 먼저 해봤다는 것이다.
먼저 해봤다는 건 그 부분에 대해 시행착오를 겪어 봤다는 것이다.
대학교 전공 서적에 이런 문구가 있었다.
어떤 학문을 제일 빠르게 습득할 수 있는 방법은 선배에게 물어보는 것이다.
그땐 그냥 읽고 지나친 말인데, 살아가면서 계속 곱씹게 되는 말이다.
오래됨 이란 내가 생각지도 못한 변수들을 다 겪어 봤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