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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상평상 Aug 25. 2024

아름다운 발리 연인

타나롯 사원



내일은 지인을 만나기 위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로 떠날 준비를 하기로 했다. 그런 이유로 오늘이 발리를 여행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었다. 평소 친하게 지내던 숙소 매니저인 고트에게 물었다.


"근처 여행지로 적당한 데가 어디 있을까요?"



"언제 갈 건데요?"



"오늘 오후에 잠깐 다녀오고 싶은데..."



"아, 마침 타나롯 사원에서 축제가 열리고 있으니 그곳에 가시면 좋을 것 같아요."



"축제요?"



"예, 전통 공연도 하고 파이어 댄스도 할 걸로 알고 있어요."



내가 이름을 지은 나만의 챗 - 지피티인 챗티에게 타나롯 사원에 대해 물었다.


https://maps.app.goo.gl/SBU2Mt861sLeaAN57



"타나롯 사원(Tanah Lot)은 인도네시아 발리섬 서부에 위치한 유명한 힌두교 해상 사원으로,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함께 발리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중 하나입니다. "타나롯"이라는 이름은 발리어로 "바위 위의 땅"을 의미하며, 사원이 자리한 독특한 위치 덕분에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 주요 특징 및 정보



1. **역사와 문화**


   - **건립 배경**: 타나롯 사원은 16세기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며, 힌두교 신인 시바(Siva)를 모시는 사원입니다. 전설에 따르면, 사원은 시바 신이 악령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바위 위에 세운 것으로 전해집니다.


   - **종교적 의의**: 발리 힌두교 신앙에서 타나롯 사원은 바다의 신을 모시는 중요한 성지로 여겨지며, 어부들과 해상 무역의 보호를 기원하는 사람들이 자주 방문합니다.



2. **위치와 구조**


   - **지리적 위치**: 사원은 발리 남서부의 카르타(Kartu) 지역에 위치해 있으며, 주변은 절벽과 바다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 **건축 양식**: 타나롯 사원은 발리 전통 건축 양식을 따르고 있으며, 해안 절벽 위에 세워진 구조 덕분에 독특하고 인상적인 모습이 특징입니다. 해안가에 위치한 탑(heavenly tower)은 사원의 상징적인 요소입니다.



3. **관광 정보**


   - **관광 시즌**: 특히 일몰 시간대가 아름다워 많은 관광객들이 일몰을 보기 위해 방문합니다. 일몰 시 바라보는 타나롯 사원의 모습은 사진 촬영 명소로도 유명합니다.


   - **주변 시설**: 사원 주변에는 기념품 가게, 레스토랑, 카페 등이 있어 관광객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사원 주변에는 전통 발리 예술 공연이 열리기도 합니다.


   - **참여 활동**: 방문객들은 사원을 둘러보고, 사진을 찍으며, 주변 자연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또한, 사원의 문화와 역사를 배울 수 있는 안내센터도 운영됩니다.



4. **방문 시 유의사항**


   - **복장 규정**: 사원 방문 시에는 적절한 복장을 착용해야 합니다. 어깨와 무릎을 가리는 옷을 입는 것이 좋으며, 신발은 벗고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 **보존 및 존중**: 사원은 신성한 장소이므로, 쓰레기를 버리지 않고, 조용히 경건한 태도로 방문해야 합니다.



타나롯 사원은 그 독특한 위치와 아름다운 자연경관 덕분에 발리를 방문하는 많은 이들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합니다. 발리의 문화와 종교를 이해하고,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고자 한다면 타나롯 사원을 꼭 방문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응, 고마워."




챗티를 통해 예습을 했으니 이제 바이크 택시를 불러 탑승할 일만 남았다.  



하지만, 문제가 하나 있었다. 갈 때는 숙소의 와이파이를 써서 그랩 바이크를 호출하면 되었지만, 문제는 숙소로 돌아올 때였다. 이곳 발리에서 무료 와이파이를 본 일은 한 번도 없었기에 데이터가 모두 소진된 나로서는 와이파이가 없는 바깥에서 그랩 바이크를 부를 방법이 없었다.



결국, 와이파이가 있는 근처 식당이나 카페를 이용하며 택시를 불러보기로 계획했다. 하지만, MBTI 테스트 10번 하면 10번 모두 계획적인 인간 유형인 J가 나오는 나로서는 적지않이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 또한 어쩔 수 없었다.



타나롯 사원에 도착했다. 지난번에 보았던 울루와뚜 사원의 모습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었다. 종교적인 시설인 사원의 느낌보다는 관광지의 느낌이 많이 났다. 마치 우리나라의 어느 유원지에 온 것 같은 풍경이었다. 관광지를 가는 길목에는 양 옆으로 길게 상점가가 늘어서 있었고 상인들의 잦은 호객 행위가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분주하게 만들고 있었다.



바위섬 위에 우뚝 솟아있는 타나롯 사원은 일반인들의 출입을 막고 있었다. 대신, 사원 측은 일반인들에게 그 아래에 위치한 성스러운 물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었다. 길게 늘어선 줄 뒤로 얼른 따라붙었다. 국민의 절대다수가 힌두교를 믿고 있는 이웃나라인 인도에서 온 많은 인도 사람들이 성스러운 물의 은혜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이곳에서 모시고 있는 시바신은 파괴의 신으로 힌두 신화에서는 굉장히 높은 위치에 있는 최고의 신 중의 하나였다.


하지만, 문제는 아무리 기다려도 좀처럼 줄지 않는 줄이었다. 내 앞으로 계속 인도 사람들이 새치기를 하고 있었다. 그들은 내가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 건지 한 사람이 끼어들기 시작하더니 가족 혹은 지인들을 부르기 시작하며 계속 사람 수를 늘리고 있었다. 어이가 없던 나는 그들이 하는 행동을 바라만 봤다. 어차피 시간도 많았고 그들이 과연 어디까지 할 건지 궁금하기도 했던 까닭이었다.



하지만 지인에 지인을 계속 불러들이던 그들의 새치기는 끝도 없이 이어지고 있었다. 결국, 내 뒤에 있던 같은 인도 사람이 그들에게 항의를 하고 나서야 새치기는 중단될 수 있었다. 것으로 인도 사람들에게도 새치기는 당연한 문화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성스러운 물, 맞은편으로는 이곳 사원을 지키는 동물인 뱀을 볼 수 있는 동굴이 있었다. 울루와뚜 사원은 원숭이가 사원을 지키고 있었는데 이곳 타나롯 사원은 뱀이 사원을 지키고 있었다. 신기한 느낌이 들어 별로 뱀을 좋아하지 않음에도 줄을 서보기로 했다.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는 뱀이라서 그런 걸까? 이곳은 아까의 성스러운 물처럼 붐비지가 않았다. 뱀을 돌보는 사원관리자가 사람들을 향해 뱀을 만져보라고 손짓을 했다. 한 서양남자가 안전하다는 그의 말을 믿고 뱀을 만졌다. 뱀은 그의 손길에 미동도 않고 가만히 있었다. 그 모습에 나도 용기를 얻어 뱀의 목덜미를 쓰다듬었다. 살아있는 생물을 만진다는 느낌보다는 차가운 가죽을 만지는 느낌이 들었다. 어쩌면 뱀은 이미 죽어있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 뱀이 슬쩍 머리를 드는 모습이 보였다. 화들짝 겁을 먹은 나는 얼른 손을 회수했다. 역시 섣부른 단정은 금물이었다.



노을이 지기 시작한 사원의 모습은 장관이었다. 보다 높은 곳에 지어진 울루와뚜 사원이 장엄한 모습이었다면 이곳 타나롯 사원의 모습은 다소 친근하고 따뜻한 풍경이었다. 사람들의 물건들을 빼앗으러 다니는 원숭이들의 위협이 없는 것 또한 편안한 분위기에 일조를 하고 있었다.



잠시 후, 축제가 진행되기 시작했다. 몸매가 드러나는 하얀색 상의에 빨간색 바지를 입은 발리의 여성들이 줄을 지어 사원의 광장으로 입장하고 있었다. 그들의 머리에는 이곳의 신인 시바에게 바치는 공물들이 화려한 색깔의 꽃들과 함께 놓여 있었다. 그녀들의 사뭇 긴장된 모습에서 그들이 전문 무용수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젊은 그녀들의 옆으로 나이가 지긋한 여성이 계속 지시를 내리고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건대 근처 주민들이 오늘 축제의 이 공연을 위해 모인 것으로 보였다.



그녀들의 뒤로  발리 전통복장을 입은 남자들이 악기를 연주하며 따라오고 있었다. 힘들게 공물을 머리에 이고 걷고 있는 여인들에 비해 그들은 한층 여유가 있어 보였다. 아마도 악기 연주는 보다 전문적인 영역인 까닭에 그들의 모습은 여성들보다 이런 공연에 익숙한 느낌이었다.



한바탕, 흥겨운 축제의 행렬이 지나가고 숙소롤 돌아가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내 앞으로 아까 축제에 참여한 것으로 보이는 젊은 연인이 걸어가고 있었다. 하얀 발리의 전통의상을 입은 그네들의 모습이 달빛에 비쳐 무척이나 아름답고 경건하게 느껴졌다. 그러자 내게 인도네시아어로 된 그들의 대화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오늘 힘들었지?"



"아냐, 할 만했어."



"그래. 힘들긴 했어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더라."



"너 오늘 엄청 예쁘던데?"



"너도 그 옷 입으니까 생각보다 멋지더라."



그들의 등 뒤로 사랑 가득한 그들의 미소가 느껴졌다.


하지만, 이상했다. 나는 분명 인도네시아 말을 모르는데... 데이터가 모두 소진되어 낯선 곳의 밤이 불안했던 아저씨 여행객은 연인을 뒤로하고 얼른 숙소로 향하는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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