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깨달으면 자신을 더 잘 이해합니다.
저 자신의 어린시절 트라우마와 방어기제를 알게 된것은 저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인식이 생겼다고 해서 저의 삶이 바뀌지는 않았습니다. 무엇인가 제가 모르는 무엇인가가 또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깨달으면 삶이 자동으로 변화되면 좋으련만, 도대체 무엇이 빠진 것일가라는 질문이 저의 머리에서 떠나지 않고 또 혼동스러워졌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자원들을 가지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신이 인식하고 있는 상황과 자원들을 이용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방법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이 어린시절에 많은 지식이 없는 상황가운데 만들어진 것이고, 그러한 방법의 틀이 어린시절에 만들어지면 틀이 굳어지고 무의식차워에서 어른이 되어서도 그러한 방법을 답습한다는 것이 문제인 것입니다.
저의 경우에는 어린시절 부모님과의 친밀한 관계를 맺는데 실패했고, 나 스스로가 어떻게 해서든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부모들이 나에게 어떠한 도움을 줄수 없다라는 결론을 혼자서 내린 것입니다. 그리고 세상에는 나에게 호의적이도 도와주려고 하는 사람들이 없다라는 믿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권위자들이 좋은 의도를 갖지 않았다는 믿음도 생겼습니다. 나에게 좋지않은 일들을 하려고 한다는 믿음이 생긴 것입니다. 이러한 저의 믿음은 권위자와의 좋은 관계를 맺기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어리석게도 혼자 모든것을 하려고 하는 잘못된 삶의 방식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권위자와의 관계가 틀어지면 회사를 떠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왜냐하면 나를 이해해 주지 않을 것이고, 좋지 않은 의도를 가지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더이상 같이 있을수 없다고 결론을 내릴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이러한 삶의 패턴은 회사 내에서 직장상사와의 관계에서 어려운 상황이 생겼을때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떠날 생각만을 하면서 회피적 성향을 가지고 살게 되었습니다. 돌아보면, 제가 그렇게 일을 잘못한 것도 아니었고, 여러가지 면에서 저에 대해서 긍정적인 평가들이 있었는데, 나를 부정적으로 본다는 잘못된 믿음이 제가 잘못하고 있다는 인식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혼자 정서적 플래시백을 경험하면서 모든것이 잘못되고 있다는 말도안되는 감정상태에 빠져 있었던 것입니다.
그러한 정서적 혼동의 상황은 많이 개선이 되었지만, 회피적인 성향은 계속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좀더 적극적으로 행동하고 다가서야 하지만, 전에 살던 삶의 관성이 회피적인 행동을 하는쪽으로 저를 기울게 만든다는 것을 시간이 지나서 깨닫게 되었습니다. 결국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먼저 나서서 권위자와의 관계를 적극적으로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고 행동으로 나서야 했습니다. 하지만 내면에 권위자에 대한 두려움과 내가 하는 행동이 더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을까 하는 불안과 염려의 마음이 저의 마음 가운데 많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감정은 어린시절 만들어진 트라우마의 잔재물이었습니다.
결국 그러한 거짓된 감정들을 이겨내야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먼저 다가가고 물어보고 했을때 도와주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것을 경험하면서 저의 잘못된 믿음들이 서서히 무너지는 경험을 하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경험들을 더 많이 하면서, 사람을 분별할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도 필요한 사항일 것입니다. 하지만 돌아보면 근본적인 문제는 어린시절 정상적이지 않은 인간관계의 경험을 통해서 만들어진 감정기억들이 제가 삶을 더 긍정적으로 만들어가는데 심각한 악영향을 주었다는 것입니다. 주 양육자와의 관계에서 부정적인 감정경험을 많이 했기 때문에 당연히 사회의 인간관계에서도 그러한 반응을 기대하고, 그러한 부정적 반응을 피하기 위해서 사회에서 권위자와의 관계를 회피한 것입니다.
트라우마로 인한 상처의 발견, 자신의 방어기제를 이해하고, 자신이 삶의 문제들을 어떤 형태로 극복하면서 살아왔는지를 파악하는 과정을 통해서 저는 제가 얼마나 힘겨운 삶을 살아왔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한 삶의 방식의 관성이 지금도 계속 작용하고 있다는 것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가지고 있던 부정적인 감정경험들이 저의 삶을 얼마나 힘들게 했는지 알게 되면서, 그렇게 살아온 제가 불쌍해서 저를 위로해 주었습니다. 물론 이러한 회피적 성향이 항상 나쁜쪽으로만 움직인 것은 아닙니다. 어떻게 보면, 이런 성향때문에 미국까지 오게 되었고, 정신건강상담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가지고 있는 회피적 성향은 치유하고 싶습니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이미 치유는 시작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