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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운 Oct 12. 2022

축복

이병률 대화집에는 이병률 시인이 결혼에 대해 이야기한 문장이 있다. “결혼 대신 같이 살아라, 그 대신 가능하면 헤어져 있어라. 같이 잠드는 날이 있으면 같이 잠드는 날이 없다는 걸 알게 하라. 더듬을 사람이 옆에 없는 것이다. 그러다 보고 싶을 때는 사력을 다해 만나라. (중략) 풍경을 봐라. 일부러 풍경을 보지 않아도 저절로 풍경이 보이는 순간이 함께 올 것이다.”


나의 상대는 늘 고요히 날 움직였고 번잡스러운 걸 싫어하는 나에게 잘 설명해주고 떠났다. 한 줌의 평온함이 내쉬는 숨마다 배어있었다.


경이롭다. 나를 떠나간 그 사람의 안녕을 진심으로 빈다. 소망하고 또 기억한다. 그 포근한 살결에 번듯이 비치는 행복을 되새길 것이다.


잠시 머물다 간 것도 내게는 큰 축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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