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있는 건 좋은데 외로운 건 싫어

by 미래

사랑을 해봐야 이별의 아픔을 아는 것처럼 아파 본 사람이 남의 아픔을 안다. 내일 세상이 멈춘데도 오늘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은 마음, 이별보다 가슴 아픈 사랑을 하고 있는 마음, 무덤덤히 헤어짐을 받아들이고 있는 마음 모두 경험하지 않으면 공감하지 못한다. 내가 생각하는 공감이란 무난한 위로를 건네는 것이 아니라 경험으로 말을 전하는 것이다.


연애를 하고 있어야만 외롭지 않다고 생각했다. 내가 생각하는 '외롭다'는 '사랑하다'의 반대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혼자 있을 땐 보단 둘이 같이 있을 때가 더 행복했고 덜 힘들었기 때문에 연애를 하지 않는 기간은 온전히 외로움을 느끼는 시간이었다. 혼자 하는 일에 익숙지 않았다. 혼자 밥을 먹는 것도, 영화를 보러 가는 것도 낯설었다. 연인과 헤어지고 가장 어색했던 건 함께하던 일을 혼자서 해야 하는 일이었다. 행복은 더할수록 커지고, 걱정은 나눌수록 줄어든다는데 기쁨이든 슬픔이든 모든 감정을 홀로 감당해야 하는 일에 외로움이 배가 되었다.


누군가 옆에 있을 때와 없을 때는 참 많이 달랐다. 평소보다 자주 핸드폰을 들여다 보고 수시로 연락도 해 서로의 애정을 확인해야 했다. 연애를 하지 않을 때에 비하면 약간의 귀찮음도 있지만 그런 시간들은 내가 외로움을 느낄 시간을 주지 않았다. 외로움을 느끼는 시간, 혼자 있는 시간을 견디지 못해 항상 누군가에게 의지해왔다. 서로를 알아 간 시간이 길수록 더 많이 공유할 일이 많았다. 더 많이 나누고 더 많이 의지할수록 '나'는 없었다. 나보다 그의 의견이 중요했고 행복의 기준이 나에서 그로 옮겨 갔다. 혼자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깨달았다. "날 더 사랑해야겠다고."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더 사랑했던 시간들은 돌이켜 보니 내가 너무 아픈 시간이었다. 이제 나에게 더 집중해야겠다.


물론 연애를 해도 외로울 때가 있다. 그동안 내가 알던 그의 다른 모습을 볼 때다. 매번 듣던 사랑의 표현이 부족했거나 그의 감정의 온도가 나와 다름을 알게 될 땐 다시 외로움을 느낀다. 사랑과 외로움은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감정이기도 하다. 내 옆에 있는 누군가가 나의 헛헛함을 채워줄 수 없다. 그 근원이 나한테 있었으니까.

내가 외롭다고 느끼는 건 연애와는 관련이 없다. 중요한 건 내 감정의 기준이다. 누군갈 사랑하거나 사랑하지 않거나 내 감정에 솔직해져야 하고, 그 감정을 분명히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 스스로 내 감정을 알 때 우리는 누군가에게 일방적으로 의지하거나 특별한 무언가를 바라지 않게 된다. 그때 홀로 설 수 있게 된다.


외로움은 혼자여서 외로운 것이 아니었다. 홀로 서지 못해서 오는 거였다. 지금 당장 내 옆에 날 사랑해 줄 남자가 없어도 혼자서도 내가 지금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고, 먹고 싶은 음식을 주저 없이 말할 줄 알고, 옳지 않은 일엔 싫다는 말을 분명히 내뱉을 줄 아는 게 중요했다. 나의 좋고 싫음을 분명히 할 수 있을 때, 내 감정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나를 온전히 사랑할 수 있었고,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았다.































keyword
이전 13화마음이 바닥을 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