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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강철저 Apr 12. 2022

대화를 하면 항상 기분이 좋아지는 그녀

나의 행복에 진심으로 기뻐해주는 이

그녀는 나의 대학동기이다. 멀리 살기에 자주 만나지 못함에도 항상 다음 만남이 기다려진다. 

아주 오랜만에 만나도 마치 어제 만난것처럼 대화가 물흐르듯 흐르고 자주 웃게 된다. 그녀와 대화를 하면 항상 기분이 좋아지는데 그 이유가 뭔지 궁금했다. 그녀와 대화할때 나는 조심해야 하거나 건드리면 안되는 주제라던가 피해야 할 주제가 딱히 없어서 그런지 편하다. 내가 먼저 임용고시를 붙고 그녀는 한 해 뒤에 붙었음에도 나의 합격을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편지를 받고 감동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그녀의 편지에 쓰여있던 구절이 아직도 마음에 남아있는데, 교육학 시간에 배운 비고츠키의 비계설정(Scaffolding)을 읽고 내 생각이 났다고. 내가 먼저 합격해주어서 그녀가 어떻게 하면 합격할 수 있는지 알게 되었다고 너 덕에 열심히 할 의욕이 생겼다고 했다. 내가 만약 떨어지고 그녀가 먼저 합격했다면 나는 그녀처럼 편지를 쓸 수 있었을까 생각해보면 그녀의 넓고 착한 마음에 탄복한다. 


그러니까 그녀는 그런 사람이다. 남이 잘 되는 것에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사람. 나는 줄곧 튀지 않는 인생을 살려고 노력 해왔는데, 여자가 많은 환경에서 튄다는 것은 질투를 받을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었다. 나서지 않고 뒤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 삶을 편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은 살면서 자연스레 터득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런가 나의 잘됨을 가족이 아닌 누군가가 진심으로 기뻐해주고 축하해주는 그녀가 신기하고 고마웠다.


근 1년만에 다시 만난 그녀는 한 그루의 벚꽃나무처럼 환하게 웃으며 내 손을 잡았다. 멀리 와주어 고맙다며. 그런 그녀가 몇개월 후에는 남편의 주재원 생활을 따라 떠난단다. 그녀 없는 한국을 내가 어디에 마음을 붙이나...생각하면 마음이 아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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