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예민함
오늘은 시원~~ 하게 미괄식으로 갑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려고요. 예민함은 선천과 후천의 컬래버레이션이에요. 보는 시각에 따라, 학자들마다 비율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타고난 것과 환경이 상호작용해 마침내 예민함이 빚어져요. 물론 예민한 부모 밑에 예민한 자식이 출생할 가능성이 더 높지만 무던한 부모가 예민한 자식을 만나기도 한답니다. 현재로서는 예민한 사람의 뇌를 관찰하고(fMRI 등), 임상적으로 '이러한 특징이 있더라' 하는 근거는 존재하는데 이것이 반드시 예민함으로 이어진다고 보기 어렵다는 거지요. 즉 '상관'은 있으나 '인과'는 충분하지 않다. 이렇게 정리할 수 있겠어요.
그럼 대관절 예민함의 뿌리를 이해할 필요가 있나? 이거다 하는 원인도 없는데? 이런 생각하실 수 있어요. 저도 그랬고요. 그런데 나의 예민함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아는 건 의미가 있어요. 우리는 환절기에 자주 감기에 걸리잖아요? 개인위생을 신경 쓰고 피로도를 관리하는 것이 감기를 예방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에요. 그런데 때에 따라 평소 예방에 철저했더라도 감기에 걸릴 수 있어요. 그때 유독 일이 많았을 수도, 예상하지 못한 충격을 받았다던지, 외투를 챙기지 않은 날 갑작스레 기온이 떨어지더라 하는 다양한 이유로요. 그렇다 해도 감기에 걸리지 않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의미 없는 일이 되지는 않는다는 거죠. 확률을 낮추는 건 중요하니까요. 예민함에 대해서도 아하 이러저러한 이유가 있군! 그래서 내가 이런 상황에서 힘들었구나 하며 스스로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죠. 이해하게 되면 예민함은 나쁜 것이 아니며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는 것을 찾을 수 있게 된답니다. 그럼 예민함 때문에 고민하던 시간과 에너지를 자연스럽게 내가 좀 더 하고 싶은 방향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겠지요.
1) 생리적 요인
변연계 과활성화▶전두엽 기능 저하, 신경전달물질 불균형(도파민, 노르에프네프린, 세로토닌)
2) 과거 트라우마 경험
학대, 방임, 재해, 재난, 사고 등 강한 스트레스 사건은 뇌에 흔적을 남기게 됩니다. 이로 인해 변연계가 과도하게 활성되며 해마와 전전두엽에까지 영향을 미치며 감정을 조절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과하게 각성된 상태가 유지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
3) 환경적 요소
선천적으로 까다로운 기질을 타고났더라도 양육자를 비롯한 주변 사람들이 타고난 기질을 잘 이해하고 견뎌주면 예민함의 정도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즉 타인의 반응을 통해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이해하고 '예민함은 나쁘거나 잘못된 것이 아니구나'를 체화하게 되는 것이죠.
4) 통합적 입장-1(취약성-스트레스 모델)
환경에서 비롯되는 심리사회적 스트레스와 개인의 특성 및 취약성(예; 쉽게 예민해지는)의 결과로 예민함과 그로 인한 불편감이 발생한다고 봐요. 즉 예민한 기질을 보유한 사람이 피할 수 없는 스트레스나 환경적인 요인을 만나 예민함이 촉발되고 이후 지속&강화되는 거지요.
5) 통합적 입장-1(생물심리사회적 모델)
심리적 불편감을 생리적 원인으로 한정하는 전통적 입장을 비판하며 대두한 관점으로 동일한 요인이 다양한 결과를 나타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어요. 즉 어린 시절의 특수한 경험이 성인기에 반드시 동일한 결과를 나타내는 것은 아니라는 거지요. 기질적으로 예민한 사람이 비수용적 환경에서 자랐다 할지라도 다른 보완점(-양호한 근골격량, 지구력 등)으로 인해 예민함이 발현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거예요.
▶▶ 저는 이 관점에서 예민함을 바라보는 것을 좋아합니다. 예민한 상태에서도 다른 노력(-운동 등)을 통해 기질 반응을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는 거니까요!
타고난 성정이 예민하다는 것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아니었어요. 유년기 자라왔던 환경도 마찬가지고요. 어떻게 보면 선천적 부분, 후천적 부분 모두 생애 초기를 지나고 있었던 당사자들이 통제할 수 있는 건 거의 없었던 거지요. 하지만 중요한 건 어쩔 수 없었던 부분들에 대해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지금부터 바꿀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노력을 기울이는 거예요.
1) 예민함을 받아들이고(옳고 그름, 좋고 나쁜 것이 아니다)
2) 예민함의 모습을 제대로 보고(불편함 뿐 아니라 긍정적 측면도 존재함)
3) 예민함으로 인한 불편감을 조절하는 연습을 하고
4) 예민함과 함께 살아가기
이런 순서대로 말이에요.
앞으로도 예민함에 대해 지치지 않고 말해볼게요. 이 과정을 통해서 저도 예민함을 깊게 공부할 수 있으니 일거양득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