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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시아의상인 Jan 13. 2022

아오- 석고보드 치다 미칠 뻔.

(생초보의 좌충우돌 단독주택 셀프 리모델링 이야기)

* 요약

- 석고보드는 최대한 틈이 없도록 시공하는 것이 좋다. 약간의 틈은 조인트 테이프로 보완이 가능하다.


-"미칠 뻔"-


끝이 보인다. 이전 작업들을 나열해 보자. 나는 도대체 이런 집을 왜 샀을까 고민을 하다 일머리를 찾아 건축사무소에 들려 용도변경 의뢰를 했다. 철거를 끝내고 바닥 배관 설비와 난방 공사를 하면서 정화조 양성화 작업을 했다. 그리고 도시가스를 인입하고 주차장을 만들었다. 내부 공사를 본격적으로 했다. 1차 단열을 하고 목재를 주문했다. 내가 과연 목공을 할 수 있을까 3일을 고민하고 목공을 시작했다. 그리고 전기 공사를 했고 다시 2차 단열을 했다.


9월에 시작한 공사는 어느덧 12월이 되었다. 겁도 없이 두 달이면 끝날 것이라 생각했는데 4개월 차가 되었는데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석고보드 작업만 하면 끝이 보인다.

12월에도 문 없이 작업을 이어갔다. 귀는 동상이 걸렸고 터진 손가락은 아렸다. 곧 끝날 것이라는 고집을 부리며 난로를 사지 않았다. 모든 건 비용이니까. 그런데 동생이 도와주러 온 날 차에서 기름 난로를 들고 왔다. 바보같이 일하고 있는 내가 안쓰러웠던 것 같다.



비닐로 문을 막고 기름을 부어 난로를 틀었다. 와!! 신시계다. 온몸이 나른나른 녹는다. 몸을 녹이고 작업을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석고보드를 좋아하지 않는다. 벽에 액자 좀 걸려고 못을 박으려면 구멍만 "슝-" 하고 뚫린다. 석고보드 용 피스를 따로 사야 하는데 석고보드 자체가 쉽게 깨지는 성질을 갖고 있어 그 또한 불안하다. 일부 힘을 받아야 하는 부분은 합판으로 시공을 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집들은 석고보드로 내부 마감이 되어 있다. 그 이유는 시공성이 좋고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마땅히 대체할 만한 자재도 없다. 석고보드 두께는 9.5T, 12T, 15T 세 종류가 있으며 크기는 삼육(900미리*1,800미리) 또는 삼팔(900미리*2,400미리) 이렇게 두 종류가 있다. 크기는 주로 삼육 사이즈를 가장 많이 쓴다. 9.5T의 경우 장당 가격은 2,600원이다.

석고보드 작업은 일반적으로 목상 위에 타카로 고정한다. 또는 단열재 위에 본드로 고정을 한다. 하지만 나는 단열재 위에 피스로 고정했다. 석고보드 안쪽은 20T 단열재가 있고 그 뒤에는 3센티 목재가 있다.



어떻게 목재를 찾아서 피스를 고정했을까? 단열재 작업할 때 피스 자리를 먹선을 띄워 놓았다. 그래서 먹선을 보고 목재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렇게 하다 보면 위아래의 피스 위치만 보아도 어느 정도에 목재가 있는지 가늠이 된다.



앞서 석고보드 작업이 용이하다고 말했는데 자르기가 쉽다는 말이다. 두꺼운 커터 칼로 도 되고 석고보도 전용 칼로도 잘 잘린다. 석고보드 위에 자를 대고 칼로 슥 그어준다. 그리고 칼집 반대 방향으로 책을 접듯이 툭 하고 힘을 주면 꺾인다.



해보면 안다. 기가 막히게 툭- 꺾인다. 이미 한 면은 칼집을 내서 잘랐기에 나머지 한 면만 칼로 슥- 그어주면 석고보드는 잘리게 된다.



-"아오 정말 미칠 뻔"-


무엇이 그리도 나를 미치게 했을까? 석고보드를 망치로 부수고 싶었던 적이 몇 번 있었다. 화가 머리 꼭지까지 올라 꼭지가 돌 뻔했다. 아 지금도 그때만 생각하면 참으로 미련스러웠다. 석고보드 작업을 하면서 힘들었던 부분은 석고보드를 쭉- 이어 붙일 때 석고보드와 석고보드가 붙게 되는 면 때문이다.


처음 하는 작업이다 보니 빈틈없이 딱 맞아야 하는 줄 알았다. 그래야 되는 줄 알았다. 빈틈이 생기면 큰일이 생기는 줄 알았다. 그렇다 보니 빈틈없이 석고보드를 시공하려고 강박적으로 작업을 했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도자기 부수듯 깨부수기도 했다.


더군다나 지붕 쪽을 박고 형태라 각 맞추기가 여간 쉽지 않았다. 실력도 없는데 욕심은 많다 보니 과욕이 부른 스트레스였다. 한 치 앞만 볼 줄 알았더라면 이런 바보 같은 스트레스는 받지 않는 것이었다.


바로 다음에 이어지는 작업이 석고보드 사이의 틈을 종이테이프로 막아주는 작업이다. 어찌 한 치 앞도 보지 못했을까.


이 집을 수리하면서 가장 열폭 했던 공사가 무엇이냐 물어본다면 "석고보드요"라고 말할 것이다. 만약 가장 미련스러웠던 공사가 무엇이냐 물어본다면 이 또한 "석고보드요"라고 말할 것이다. 물론 빈틈 없이 작업하면 좋지만 종이테이프와 퍼티로 상당 부분 보완이 된다는 것이다.

석고보드 시공을 하였다면 조인트 테이핑 작업을 하면 된다. 석고보드가 맞대어진 틈을 메우는 작업이다. 이런 작업 없이 없다면 기밀 성도 떨어질 것이고 페인트 마감일 경우 보기 실은 선 자국이 보일 것이다.


그래서 종이테이프와 퍼티로 석고보드 사이를 붙여 주는 작업을 하면 된다. 코너는 부닥치면 깨질 수 있기 때문에 철심이 들어간 코너비드를 사용하면 된다. 조인트 테이프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망사형이 있고 종이형이 있다. 망사형이 작업은 편하지만 종이테이프가 더 견고하고 마감 품질도 높다. 다만 작업하기 까다롭다는 단점이 있다.


작업 순서는 1) 석고보드 사이를 테이프 두께만큼 핸디 코트를 펴 바른다. 2) 종이테이프를 길이에 맞춰 붙인다. 3) 헤라를 이용해 종이테이프를 밀착 시킨다. 4) 핸디 코트를 두툼하게 바른다. 마치 낮은 방지턱처럼!! 이렇게 모든 모서리, 코너, 맞대어진 부위를 시공하면 된다. 여기서 포인트!! 석고보드와 석고보드 안쪽에 있는 단열재의 틈은 서로 겹치지 않게 시공해야 기밀성이 좋다.


핸디코트의 종류도 다양하기 때문에 환경에 맞게 골라야 한다. 잘 모르겠다면 내부 퍼티 작업에 쓰는 거 달라고 하면 된다.

다음 작업은 마스크가 필요하다!! 조인트 테이핑 위에 방지턱처럼 핸디코트 바른 것을 사포로 갈아내야 한다. 얼마나 잘 갈아 냈느냐에 따라 반듯한 면이 되기도 울퉁불퉁한 면이 되기도 한다.


솔직히 이 작업은 하다고 포기했다. 아무리 잘 갈아도 단차가 생긴다. 석고보드에 발라진 핸디코트가 단차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갈아 내야 한다. 정말 쉽지 않다. 이틀을 갈아 보고 포기했다. 먼지는 또 왜 이렇게 나는지 실외 방향으로 선풍기를 틀어 놓아야 한다.


결국에는 면처리가 쉽지 않아 차라리 거칠게 하는 게 편할 것 같아 남아 있는 퍼티를 벽에 더 처발처발 했다. 마치 자연스럽게 연출한 것처럼!!

석고보드 공사는 끝났다. 정말 미치는 줄 알았다. 미리 조인트 테이프와 핸드 코트의 역할을 알았다면 이렇게까지 고생하지 않았을 텐데 그것도 모르고 면을 정확히 맞춰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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