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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긍긍 Dec 06. 2020

빠져든다.

2020.11.08. 15:22


가을이 지나는 게 아쉬워

서울숲을 갔었다.

산책을 하다  느닷없이 마주한 은행나무 .

가로수로 보던 것과 다르게

굉장히 높고 곧게 뻗어 있었다.

그 가운데 서서

하늘을 올려다보며 찍었다.

분명히 위로 쭉쭉 뻗었는데 .

사진을 찍어보니

모두들 내가 있는 중심을 향한다.

노랑과 파랑은 선명하고

큰 나무 기둥들이

머리 위에빗살처럼 퍼져나가는 모습.


친구가 말했다.

깊이 떨어지는 느낌이라고.

분명히

높은  곳을 항한 내 시선이 담긴 사진인데.


빠지는 것은 아래로의

동경은 위로의

방향성.


희한하다.

매혹되는 대상에 닿기위해 우리는 빠져든다.

그냥 훌쩍

나를 던지거나

아니면 절로, 기꺼이 낮아지거나.

스스로 벗어날 수 없음을 선택하는


로든 아래로든

내가 아닌 것을 욕망하는 것은

아득하고 아슬아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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