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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상철 Jun 26. 2019

꼭꼭 숨겨진 맛, 콩비지찌개

여성들이 공통적으로 비벼 먹고싶어하는 밥도둑

요리는 즐거움이다. 요리를 하면서 삶이 충만해졌다. 내 요리를 쭉 지켜봐 온 어떤 인스타그램 친구는 엄마가 생각난다고 했다. 묘한 감정의 마주침이다. 뜻밖의 놀라움이다. 내 요리가 엄마와 연결될 수 있다니. 내가 그런 일을 하고 있는 건가. 남자로서 묘한 체험이 아닐 수 없다.


정말 가끔 엄마가 해주던 음식이 그립기도 하다. 음식이 그리운 건지, 엄마가 그리운 건지. 암튼, 아침에 콩비지찌개를 준비했다. 사실 알고 보면 그리 어려운 요리는 아니다. 청국장도 그렇지만, 김치를 이용한 요리는 대개 공정이 비슷하다. 100세 장수인 들의 공통된 식재료가 콩이기도 하다.


나는 요리할 때 중요한 규칙이 있다. 주재료에 맞게 부재료들을 맞추는 일이다. 콩비지는 작은 알갱이라 김치도 잘게 자르는 편이다. 청국장의 경우는 콩이 커서 좀 더 크게 잘라준다. 물론 이는 내 방식이다. 김치를 크게 잘라도 문제 될 건 없다. 콩비지는 입안에서 구르는 맛이 일품이다. 마치 혀와 알갱이가 숨바꼭질하는 느낌이다.


콩비지찌개는 김치를 이용하기에 공정이 청국장과 비슷하다. 돼지고기는 필수다. 맛과 영양을 잡아준다. 콩비지는 겨울철 하얀 눈을 연상하게 한다. 사물을 덮어버리듯 맛도 감추어버린다. 콩비지찌개는 걸쭉하게 해야 비지 맛을 제대로 음미할 수 있다. 담백한 콩비지 알갱이가 혀에 구르는 순간을 차마 잊지 못하게 될 것이다.




먼저 돼지고기를 밑간 한다. 다진마늘, 국간장, 맛술, 후추면 무난. 함께 멸치육수를 준비한다. 냄비에 들기름 두르고 고기, 양파, 김치 순으로 볶는다. 이때 매실액을 조금 넣어준다. 잡내를 잡고 단맛을 보완해준다. 육수를 넣고 끓이다 대파, 청양고추 넣고 한소끔. 간은 새우젓, 국간장, 소금으로 골고루 하는 게 좋다. 콩비지 넣고 한소끔, 비지 향이 올라올 만큼 끓이면 완성.    


※ 요리 음식 사진들은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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