낫또보다 유익한 균이 많은 우리의 청국장
한식 재료 중 청국장만큼 좋은 것도 없다. 그래서 우리 집은 청국장찌개를 자주 해 먹는 편이다. 큼큼한 냄새가 좀 거슬리긴 해도 몸에 좋은 거라 여기면 충분히 견딜만하다. 오히려 고향 어머니 맛이라고 하면 더욱 위안이 된다. 정성이 들어간 청국장찌개는 가족의 정과 건강을 돈독하게 할 것임에 틀림없다.
최근 일본 식품 낫또가 유행이었다. 대두를 발효한 것인데 청국장과 비슷하다. 하루 정도 물에 불린 콩을 약한 불에 서서히 익힌다. 물기를 뺀 다음 발효 효소인 낫토균(바실러스균)을 넣고 40도에서 24시간 발효시킨다. 이렇게 만들어진 낫토는 세계 5대 건강식품 중의 하나로 꼽힌다.
일본에서는 대두 중에서도 작은 흰콩을 주로 사용한다. 일본은 바실러스 균의 하나인 '낫토균'을 다른 균이 침입하지 못하도록 밀봉한 상태에서 주입, 권장하고 있다. 우리의 청국장도 낫토와 같이 볏짚에 있는 바실러스균을 이용한다. 비가 많이 오고 해풍의 영향을 많이 받아온 일본의 환경조건과 달리 우리나라는 사계가 뚜렷해 다양한 주변 균이 함께 발효되는 게 다르다.
대두에는 단백질이 풍부하고 면역성을 길러주며 호르몬의 균형에 도움을 주는 이소플라본과, 장 기능을 바로 잡고 피로회복 살균효과를 가지고 있는 레시틴, 고혈압을 예방해주고 혈전을 녹여주는 기능을 가지고 효소와 칼슘, 마그네슘, 식물섬유를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사실 아내는 콩비지찌개를 더 좋아한다. 콩비지는 두부를 만들고 남은 부산물이다. 때로는 콩을 갈아 아예 비지로 쓰기도 한다. 여성들이 콩으로 된 음식을 좋아하고 즐겨 먹는 건 바람직한 일이다. 특히 콩비지는 여성처럼 부드럽고 곱다. 콩은 여성호르몬을 강화한다.
청국장 구입은 주로 생협을 이용한다. 콩알이 커서 끓이면 비주얼이 좋다. 집에서 만든 청국장을 얻기도 하는데, 대부분 으깨져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도 청국장 맛은 그대로지만 콩의 원형을 유지한 게 훨씬 먹음직하다. 청국장찌개에는 김치와 돼지고기를 주로 사용한다. 김치 대신 우거지와 소고기도 괜찮다.
멸치다시마 육수 만드는 동안 돼지고기는 미리 밑간 한다. 밑간은 다진마늘, 간장, 맛술, 후추면 무난. 양파, 표고버섯은 채 썰어 준비해놓는다. 냄비에 들기름으로 돼지고기, 양파, 김치 순으로 넣어 충분히 볶되 고춧가루와 매실액을 조금 넣어 색깔과 새콤한 맛을 더해준다. 육수를 자작하게 붓고 푹 끓인 후 새우젓과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청국장을 넣고 살짝 끓이다 청양고추와 대파, 두부를 썰어 넣고 한소끔 끓이면 완성이다. 팁이라면 청국장 발효를 주관하는 바실러스균이 열에 약해 마지막에 넣고 살짝 끓인 후 먹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