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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상철 May 19. 2019

햄•소시지와 김치의 궁합, 부대찌개

스튜와 비교할 수 없는 깔끔한 국물 맛의 차이

부대찌개는 부대에서 나온 찌개? 맞는 얘기다, 부대찌개는 미군 부대에서 흘러나온 햄과 소시지를 이용해서 먹기 시작한 것이 유래다. 미군부대가 많았던 의정부 쪽에 부대찌개가 유명하기도 하다. 부대찌개가 된 것은 순전히 김치의 덕분이다. 햄이나 소시지를 김치찌개에 넣으면 특유의 맛과 향이 확 살아나기 때문이다.


부대찌개라는 이름은 찌개에 국산 햄과 소시지가 들어가기 시작한 1980년대 이후다. 이 무렵 국산 햄과 소시지의 질이 좋아졌고, 시장은 연평균 25퍼센트 이상 성장할 정도로 육가공 산업이 발달했다.


내가 근무하는 서울 정동에는 ‘덕수정’이라는 부대찌개 전문점이 있다. 점심때 가서 먹어보면 특별함이 없는데도, 사람들이 줄을 서서 먹는다. 재료도 평범하다. 김치에 햄과 소시지, 돼지고기, 당면 정도가 들어간다. 라면 사리를 대개 넣어 먹기도 한다. 출출한 점심 시간대라 그렇게 찾는지도 모르겠다.


이렇듯 흔히 접해보는 음식인데도, 집에선 잘 해먹지 않는 게 부대찌개다. 하지만 집에서 해 먹는 맛도 절대 부족함이 없다. 오히려 집에서 요리할 땐 재료를 더 풍부하게 사용할 수 있다. 부대찌개는 햄과 소시지 때문에 희비가 엇갈린다. 가공육이 최근에 논란이 되기도 했다. 다만 구워 먹지 않고 푹 끓여먹기에 다소 위안을 삼을 수는 있겠다.


작년 여름 미국에서 처조카들이 왔다. 오랜만에 부대찌개를 했다. 미국과 한국을 연결시킨 메뉴가 됐다. 미국이나 유럽에는 비슷한 요리로 스튜(stew)가 있다. 물과 여러 식재료를 섞어서 만드는 수프와 흡사한데, 요리 형태로 부글부글 끓여서 넓은 접시에 내놓는 요리다.

채소의 경우에는 감자나 콩, 토마토 등을 사용하며, 이외에 가금류, 소시지, 해산물에 이르기까지 여러 분야의 재료가 많이 쓰인다. 포도주나 맥주와도 같이 먹는데 여러 향신료로 맛을 더한다. 스튜는 대개 낮은 온도에서 계속 끓여서 익힌다.

스튜는 오랫동안 끓이기 때문에 수분이 오래도록 유지되면서 각 재료가 갖고 있는 고유의 수분이나 향이 배어나게 된다. 때문에 싼 가격에도 맛있게 즐길 수 있다. 고기를 넣을 경우 특유의 젤라틴 성분도 파괴되지 않고 쉽게 고기가 익게 된다.


부대찌개가 스튜와 다른 것은 단연 김치 때문이다. 발효음식의 대표 주자인 김치가 입맛을 잡아준다. 김치가 돼지고기와 살짝 만나고, 햄과 소시지가 본격적인 향을 입힌다. 걸쭉한 스튜에 비해 깔끔한 국물 맛도 다르다. 육수가 바탕에 깔린 국물 맛을 어찌 스튜가 따라갈 수 있겠는가.


이탈리아에도 부대찌개의 유래와 비슷한 음식이 있다. 바로 파스타 까르보나라다. 역시 미군이 주둔하면서 생겨난 음식이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로마 시민들이 주둔 미군 부대에서 흘러나온 우유와 계란, 베이컨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이 역시 1980년대 이후라니 시기도 비슷하다. 우리가 자주 먹는 파스타가 부대찌개와 그 유래가 비슷하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찌개에 육수는 기본이다. 육수는 다시마도 좋고 멸치도 훌륭하다. 애호박과 당근, 양파, 느타리버섯으로 국물 맛을 더한다. 여기에 콩나물 한 줌, 김치(김칫국물)와 돼지고기 다짐육으로 국물을 배가한다. 단백질 보충용으로 두부를 올리고 대파, 청양고추로 완성한다. 라면은 데쳐 기름기를 빼고 사리로 이용한다. 떡까지 넣으면 금상첨화.


※ 요리 음식 사진들은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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