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이 있는 돼지 앞다리부위와 김칫국물 준비
어느 집이든 김치찌개는 흔할 것 같다. 가정에서 김치는 가정상비약보다 더 찾는 품목이기도 하다. 김치 자체가 간이 돼 있어 끓이기만 하면 된다. 그리 요리에 익숙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다. 아빠의 요리로도 무난하다. 뭘 넣어도 조화롭다. 그런데 문제는 맛이다. 어떻게 요리해야 가장 맛있을까.
먼저 기본이자 중요한 것이 잘 숙성된 김치다. 최소한 한해를 넘긴 김치가 좋다. 요즘은 김치냉장고가 좋아 숙성기간이 짧아지기도 한다. 아삭하게 잘 익은 김치는 식감과 유산균을 풍부히 제공할 것이다. 다음으로는 돼지고기다. 지방이 적절한 앞다리부위가 그나마 좋다. 이 두 가지 재료만 준비된다면 80%는 먹고 들어간다.
사실 김치찌개는 자주 만들지는 않는 것 같다. 워낙 해먹을 메뉴가 많다보니 솔직히 김치찌개엔 손이 안 간다. 평범하고 식상해 보이는 탓이다. 하지만 이것은 오산이다. 김치찌개가 뻔하고 흔해도 맛있게 먹기 위해서는 정성이 필요한 법이다. 실제로 식당에 가보면 김치찌개 하나로도 맛이 다 다르다. 그만큼 어려운 요리이기도 하다.
입맛이 없을 때, 뭘 먹어야할지 고민될 때 김치찌개는 최상의 메뉴가 될 수 있다. 유산균은 김치 그대로 먹는게 가장 효과적이다. 찌개로 끓이면 유산균은 죽지만 다른 장내 세균에는 유용하니 그것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다. 김치찌개는 너무 졸지 않을 정도로 끓이면 끓일수록 더욱 맛을 낸다. 흔한 김치찌개는 많아도, 맛있는 김치찌개는 흔하지 않으니 세상은 공평하지 않은가.
육수를 끓이는 동안 돼지고기를 30분정도 밑간해 둔다. 육류 요리는 고기 밑간이 필요하다. 잡내도 잡아주고 연하게 만들어준다. 밑간은 다진마늘, 맛술, 간장, 소금, 후추면 충분하다. 소고기의 경우는 참기름을 넣어준다. 특히 김치찌개에는 김칫국물을 반드시 준비해보자. 더 감칠 맛을 준다.
육수는 멸치(다시마)로 쓴다. 우선 냄비에 들기름을 두르고 고기-양파-김치 순으로 충분히 볶는다. 이때 고춧가루와 매실액을 넣고 볶아준다. 육수가 들어가서 희석되는 색감과 새콤달콤한 맛을 보충한다. 육수와 김칫국물을 넣고 충분히 끓인다. 새우젓과 국간장으로 균형 있게 간을 하고 대파, 청양고추, 두부를 넣고 한소끔 더 끓여 완성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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