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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상철 Apr 30. 2019

단호박수프 요리 선물하기

인스타그램 친구들을 위한 나눔 이벤트

요리는 행위 자체가 나눔이다. 수많은 요리들은 자신보다는 타인을 위한 것이다. 꼭 이맘때다. 인스타그램은 요리를 나누는 과정이었다. 사진을 올리고 함께 공유하면서 연대를 쌓아갔다. 많은 친구들이 좋아요로 관심을 나타냈고, 댓글들로 격려해줬다. 그 덕분에 요리는 나날이 발전할 수 있었다. 결국 인스타 친구들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구상하게 됐다. 그것이 요리 선물이다.


처음부터 요리 선물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 처음엔 ‘한끼줍쇼 기획 이벤트’로 시작했다. 요리를 생각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게 초대다. 초대해서 요리한 음식을 함께 나누어 먹는 것이다. JTBC 한끼줍쇼가 떠올랐다. 한 끼를 나눌 수 있다면 하는 생각에서다. 하지만 생각이 너무 처음부터 거창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아무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그렇게 쉽게 호의를 그렇게 베풀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결국 기획을 선물로 축소하게 됐다.


요리 선물 선정도 쉽지 않았다. 요리를 선물해준다는 게 언뜻 떠오르지 않는 발상이다. 이웃 간에 음식을 해서 나눠먹는 일은 그럴 수 있겠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요리를 선물한다는 것은 뜻밖의 일이다. 어떤 요리를 한다고 해도 어떻게 줄 것인가도 문제다. 포장을 하기도 간단치 않다. 음식물은 상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과자 같은 것이면 몰라도 한식은 더욱 그렇다. 그렇게 생각 끝에 나온 것이 단호박 수프다.


우선 단호박 수프는 내가 자신 있어하는 메뉴다. 만들어놓으면 비주얼도 괜찮다. 노란색이 꽤 먹음직하기 때문이다. 투명한 병에 넣을 경우 모양도 예쁘게 나올 수 있다. 비용도 괜찮은 편이고, 제작도 많이 까다로운 편은 아니다. 무엇보다 건강에도 괜찮은 음식이다. 베타카로틴이 풍부해 여성들에게 좋다. 수프라서 먹기에도 좋다. 모든 것이 맞아떨어졌다.


작년 5월 1일 인스타그램(@ksc00013) 피드에 이벤트 공지를 했다. <가정의 달을 맞아 인친님들의 격려와 지지에 대한 감사 보답 차원에서 요리 선물을 준비하고자 합니다. 다만 무한정 준비할 수가 없어 일단 수도권 신청자에 한해 추첨을 통해 10명에게 우선 증정하고자 합니다. 신청자는 댓글로 달아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날짜는 매주 토요일 오후로 정했고, 대상은 2~3명에게 순차적으로 증정하기로 했다. 6일간 신청이 마감되고 7일 요리 선물 증정자 최종 공지를 했다. 지급일정은 12일, 19일, 26일 토요일 세 차례로 잡았다. 대상은 11명이었고, 5명은 행사 도중에 못 온다는 연락을 받아 6명에게 지급했다. 그리고 한 명은 직접 갖다 줬고 한 명은 함께 온 사람에게 지급했다. 총 8명에게 단호박 수프를 직접 만들어 병에 예쁘게 담아 전달한 것이다.


요리는 나눔으로써 무한한 생명력을 얻는다. 요리는 타인을 향할 때 빛을 발한다. 방문한 친구들도 나도 서로 놀랐고 즐거웠다. 어떤 일도 이보다 멋진 추억은 없다. 타인을 향한 나눔은 그 자체로 행복이다. 연대와 나눔이 가치로 거듭나는 과정이었다. 요리 하나로 의미 있는 기획을 실천한 것이다. 요리는 가장 완벽한 소통 수단이자 보람이다.  


※ 요리 음식 사진들은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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