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상철 May 20. 2019

나트륨 과잉섭취, ‘국’은 억울하다

미역국, 된장국, 뭇국, 황태국, 김치콩나물국 돌려먹기

한식 종류 중 국만큼 오해받는 음식도 없다. 특히 최근에는 더욱 그렇다. 나트륨 과잉섭취의 주범으로 몰리기 때문이다. 나트륨은 성인병의 주요 인자로 꼽힌다.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생각해볼 지점이 있다. 그럼 국을 없애면 성인병 유병률이 나아질까 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검증이 안돼 있어서 뭐라고 단언을 내리긴 어렵다. 다만 국 때문에 성인병에 더 걸린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오히려 문제의 지점은 가공음식에 있다. 실제로 나트륨 과잉섭취는 다른 어떤 것보다도 인스턴트 가공음식 때문이라는 보고가 무수히 많다.


나는 집밥을 만들면서 한식에 대한 편견을 많이 버리고 있다. 그중 하나가 국이다. 국이 건더기를 쓸데없이 우려내 먹는다는 편견이 그것이다. 건더기만 잘 먹는다면 굳이 국이 필요 없을 것이다. 건더기와 국은 성분의 차이에 불과하다. 나물의 경우 말린 것이냐, 생이냐에 따라 수분의 차이가 다른 것과 같은 이치다.


과일을 갈아먹거나 말려서 먹는 방식도 비슷한 경우다. 결국 수분을 분리하느냐, 수분과 함께 요리하느냐 차이일 뿐이다. 국이 건더기의 영양분을 용해해서 국물로 흡수시키는 것이 유리할 때도 있다. 영양제를 알약으로 먹느냐, 링거로 맞느냐 차이와도 흡사하다. 오히려 수분은 영양소를 혈액으로 더 쉽게 흘러들어 가게 하는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국은 조상들의 지혜가 듬뿍 들어가 있는 음식이다. 찌개나 탕도 비슷하다. 재료를 국물로 요리하는 것은 간단치가 않다. 국물에 희석되기 때문에 건더기와 함께 간에 대해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함께 넣는 재료에 대한 배합과 조화도 고려해야 한다. 그만큼 요리가 어려워지고, 몸에 흡수가 더 쉬운 음식으로 만들어지게 된다.


나는 주기적으로 몇 가지 국을 돌려 해먹는다. 한식에서 국은 밥과 메이트다. 국물은 멸치육수가 기본이다. 국은 국물 양 때문에 이틀에 걸쳐 먹는 경우가 많다. 그럴 경우 질리지 않으려면 자주 바꿔주는 게 좋다. 미역국, 된장국, 뭇국, 황태국, 김치콩나물국 정도면 무난하다. 한 번씩 돌리면 주간 식단에 전혀 문제가 없다.


주재료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미역국의 경우 소고기, 멸치육수, 홍합, 조개류 등을 조합할 수 있다. 된장국은 아욱, 근대, 배추, 시래기 등을 사용할 수 있다. 뭇국의 경우 소고기, 오징어, 멸치육수로 나눌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전혀 지루하지 않게 돌려먹을 수 있다.




그중에서도 미역은 특별하다. 국으로 먹기에 좋다. 미역은 특히 여성에게 좋지만 최근엔 나도 즐겨먹는다. 미역국은 주로 쇠고기를 이용한다. 쇠고기는 밑간이 기본이다. 다진마늘, 국간장, 맛술, 참기름, 후추면 된다. 미역은 물에 불려 깨끗이 씻어 물기를 빼놓는다. 멸치다시마로 육수를 준비한다. 육수 내는 것이 번거로울 수 있지만, 고기 밑간 시간을 이용해 육수를 내기에 전체 요리시간엔 영향을 주지 않는다.


먼저 들기름을 둘러 소고기를 볶고 미역도 함께 볶아준다. 적절히 볶은 후 육수를 붓고 푹 끓인다. 간은 국간장이나 소금 대신 액젓으로 하면 더욱 맛있다. 액젓은 까나리:멸치=7:3 비율로 하면 무난한데, 한 가지로도 괜찮다. 푹 끓이기만 하면 되는 미역국은 비교적 손쉬운 음식으로, 친해진다면 맛은 물론 건강도 함께 지켜줄 것이다.


※ 요리 음식 사진들은 여기에서​ 확인할 수 있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전 09화 된장에 관한 고백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