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짝 뛰어넘을 수 있는 문턱만큼의 글쓰기
여느 날처럼 <라솔서재>의 번호키를 누른다.
'띠띠띠띠. 띠, 띠리리.'
문을 열면 흔히들 말하는 '라솔향기'가
밤새 쌓인 시간과 함께 나를 반긴다.
활짝 열린 문을 가만히 고정하고
서큘레이터를 돌리며, 가장 먼저 환기를 시킨다.
그렇게 신선한 공기로 채워질 때쯤 문을 닫으면
바깥의 소음과 단절되고 마치 아무도 찾을 수 없는
해리포터의 '9와 4분의 3' 승강장으로
발을 닫힌 것처럼 다른 세상으로 들어선다.
다음으로 하는 일은 음악, 음악을 고르는 일이다.
오늘 하루 동안 아이들과 함께 글을 쓰며
잔잔하게 공기를 채워줄 음악은
라솔서재에서 너무나 중요한 하루의 시작이다.
음악이 흐르기 시작하면 향을 고르고
커튼이며 벽을 채운 포스터 위에 향을 입힌다.
라솔의 향기.
혹자들은 아이들 글쓰기 수업하면서
뭘 그렇게 유난일까 싶겠지만
공간에 대한 내 생각은 남다르다.
창작 세계의 문을 열어주는 건
공간에서 시작된다고 믿는다.
현실의 나를 벗고
빼꼼히 문을 열고 들어올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야말로
길라잡이인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의미있는 일이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문이 부서져라
'라솔 선생님!'
외치며 들어오는 순간을 마주하는 기분이란
새로운 세계가 나를 향해 와락 안기는 느낌이랄까?
이곳에서 펼쳐지는 이야기에는
누구도 시시비비를 가리지 않는다.
창작은 다름을 인정하는 영역이기에
판단이 필요 없다.
어떤 글이든 상상이 받아들여지는
환대의 공간 속에서 아이들은 자란다.
세상에 없는 작은 세계에 마침표를 찍을 때마다
주인공과 함께 성장하는 것이다.
글을 쓴다는 건 스스로를 환대하는 일이며
계속해서 나아갈 힘을 얻는 치유의 행위다.
오늘도 <라솔서재>에서 신나게 창작하며
커가는 아이들의 이야기는 음악으로, 향기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