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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리 Feb 05. 2024

[Musepen] #4 등산으로 명상하기

글. 강혜영 / 청계산 옥녀봉 20240107

등산으로 명상하기

#꿈은이루어진다  #나에게집중하는 #걷기명상 #등산의명상적효과  


글. 강혜영(@thelovingway_)


내가 사는 세상은 나의 생각으로 이뤄지고 나의 주변사람들로 채워지기 마련이다. 우린 그렇게 저마다의 2023년을 보냈다. 나의 2023년을 돌아보면 숨가쁜 변화의 연속이었다. 나의 세상에 새로운 세팅값이 주어진 것 마냥 놀라우리만치 역동적으로 내 안에 품은 생각이 바뀌었고 주변 사람들이 달라졌다. 마치, 2024년 새로운 버전을 업데이트 하듯이, 나는 나 그대로인데 동시에  그 이전의 내가 아니게 된 것이다. 


2023년 나의 연말을 장식한 드라마가 있다. 

이 글을 시작하기 전, 백지를 바라보며 내가 등산을 시작하기까지의 과정을 생각해보니 문득 그 드라마 속 대사가 떠오른 것이다. 처음 의도했던 글을 잠시 미루고라도 어쩐지 적어보고 싶은 문장이다. “간절하게 바라면 언젠가 어떻게든 이뤄진다. 생각하지 못한 방식으로.” 드라마 <무인도의 디바>의 전체 주제를 관통하는 문장이기도 하다. 


‘등산을 하고싶다’고 생각한 뒤 주변에게 이야기한지는 꽤 되었지만 좀처럼 기회가 없었다. 혼자 가기엔 용기가 부족했고, 일하느라 시간 내기도 어려웠다. 그래도 기회가 될 때마다 ‘등산을 가고 싶어. 같이 갈래?’하며 주변에 권유하고 어딘가에서 등산 얘기가 나오면 흥미있게 듣고 반응했다. 지나가는 말이 아니라 진심으로 등산을 하고 싶었다. 드라마 대사처럼, 2023년 연말 가볍게 가진 술자리에서 모인 네 사람이 계기가 되어, 현실 속 실제경험으로 내 눈 앞에 겨울산의 전경이 펼쳐졌을 때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내가 이 사람들과 등산을 할 것이라는 것을 말이다. 그것도 이 겨울에. 그 전까지 우리는 서로 잘 알지도 못했고 개인적으로 만나던 사이도 아니었다. 더군다나 그 자리의 사람들이 모두 등산에 관심있고 심지어 주기적으로 등산을 하고 있던 사람들이 둘이나 된다는 건 참 시의적절한 만남이 아닌가? 

등산을 하고 싶었던 건, 도시의 삭막함에서 벗어나 자연 속에 있고 싶어서였다. 상쾌한 공기를 호흡하면 나의 몸과 마음이 정화될 것만 같았다. 이번에 등산을 하면서, 알게된 것은 평지를 걷거나, 바닥에 앉아서 하는 명상보다 훨씬 명상의 효과가 좋다는 것이다. 등산 그 자체가 명상을 돕는다. 특히 겨울산이 나에겐 그러했다. 


건강한 성인은 하루 평균 6,000번의 생각을 한다고 한다. 1분당 평균 6.5번의 생각 전환이 일어나는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내용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주로 과거에 내가 한 것에 대한 후회와 미래에 대한 걱정이 대부분이다. 이미 지나간 과거를 생각하고 아직 오지 않아 알 수 없는 미래를 예측하려고 애쓰느라 ‘현재’를 낭비하는 것이다. 그 무엇보다도 이러한 후회와 걱정은 우리에게 불안감을 일으켜 스트레스를 유발해 몸과 마음의 건강을 해치게 된다. 몸에 좋은 것을 먹고 주기적으로 운동을 해도, 일상에서 해로운 생각을 품고 살아간다면 그간의 노력이 아깝게 되는 것이다.


명상은 현재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저, ‘지금 이 순간을 알아차리면’ 된다. 등산에서 명상의 효과를 얻고 싶다면, 지금 내 발 밑에 느낌을 알아차려보라. 발을 디딜 때의 촉감, 딛여지는 내 발의 부위, 지금 밟은 땅의 각도 등을 매 걸음 알아차리면서 올라가면 된다. 그게 전부다. 그렇게 발걸음에 집중하다보면 머릿속의 아우성도 잠잠해지고 마음도 조금씩 편안해지고 나의 현재를 온전히 경험하게 된다. 


산을 오르다보면 매 순간이 다름을 느낀다. 자연 속에 어느 한 길 같은 것은 없다. 매 순간 다른 흙과 돌을 밟고, 나무와 풀을 지나치며 시시각각 변하는 현재 속에 온전히 머무르게 된다. 


매 걸음이 다르니 중심을 잃지 않고 새로운 길을 잘 걷기 위해 발에 집중할 수 밖에 없다. 그러니까 등산은 저절로 나를 현재에 머무르게 하는 것이다. 눈 덮인 겨울산은 더 나의 주의를 발 끝에 두게 한다. 넘어지지 않기 위해서라도 순간 순간 변화하는 현재에 머물러야만 한다. 생존과 명상이 하나가 되는 재미있는 지점이다. 


명상을 하는 다양한 방식이 있는데, 그 중 걷기명상이라고 하면 그냥 산책이라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산책과 걷기명상이 가장 큰 다른 점은 산책은 풍경을 보는 것이라면 걷기명상은 내면을 보는 것이다. 


등산이 명상에 좋은 점은 산책과 걷기명상이 동시에 된다는 점도 있다. 우리는 산을 오를 때는 두 발에 온전히 집중하고 어느 지점에 이르게 되면 잠시 멈추어 경치를 바라본다. 풍경을 보는 즐거움과 명상의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것이다. 


한 해의 첫 시작을 눈 덮인 청계산과 함께하면서 새로운 사람들과 저 멀리 서울 도시를 바라보니, 정말 새로운 해가 시작되었구나 싶었다. 새로운 버전의 나의 세상이 맞이할 2024년이 기대가 되었다. 



산 자락 끝에 올라 어김없이 바래본다. 

우리 각자의 세상에 평안이 깃들길. 



▶ Musepen 소개

M 마운틴

M mingle mingle

Muse 영감

                                                                            Pen 글쓰기



* 산을 오르며 밍글밍글 네트워킹하고 영감을 받아 각자 본인의 이야기를 글로 쓰는 사람들

* 안해본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서 모였습니다. 안가본데 가기 컨셉으로 매주 등산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공유하며 느낀 감정과 창의적인 생각을 기록에 남기려 합니다. 저희의 이야기를 듣고 싶으신분들은 관심 가져 주시기 바랍니다.

※ 글쓴이 (소개)

▶ 심진우: 사랑하는 사람들과 예술을 나누고 즐기는 공학박사 / Instagram: @dr_art_jinwoo

▶ 안동현: 블록체인 AI 스타트업 대표, 풀스택 개발 /Instagram: @donghyunahn

▶ 김 비: 연극이 좋고 예술이 좋고 귀중한 인연을 놓지 않는 김 비 / Instagram: @bibirain

▶ 강혜영: 마음운동장 대표, 명상지도사 / Instagram: @thelovingway_ / @mindfulgr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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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계산 등산 브이로그 동영상 (유튜브 : SIMGIN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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