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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피스토 Oct 04. 2022

톱을 켜며

톱을 켜며         

-신주현     


땔감이 담벽에 가지런하다

톱을 켜며 유년의 맨발을 본다

한때 물관 품고

잎맥 길어올린 아름다운 청춘 

쓱싹쓱싹 속살 쓸리며

내가 나무가 아닌 건지

내가 밑둥이 아닌 건지

톱밥뿐인 그것이 그냥 나인 건지

아직도 마르지 않은 저 통증

나이테 칸칸이 살았던 생을

한순간 잘라내면서

나는 당신의 튼튼한 톱니를 부러워한다


_기발표작 <시와사람>,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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