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ane Apr 20. 2019

돈을 받고 일한다는 것

퇴사 후 6개월을 돌아본 후의 잡생각 

이런 걸 어디 가서 먹겠어
대본 따위 무시해버린 것 같은 능글갑 송재림의 우결
네가 사용자라면 이거 돈 내고 쓰겠어?


본인이 하고 있는 일에 대해 냉정하게 고찰해보고 싶다면 스스로에게 이 질문을 던져보자. 나만 아찔해..?




벌써 반년


노래방에서 이 곡 부르면 뮤직비디오에 김현주 나오던데

본디 남의 군생활은 엄청 빨리 지나가고 내 군생활은 누가 발목 잡는 것처럼 느리다 했는데, 퇴사 이후의 시간들은 생각보다 굉장히 빠르게 지나갔다. 광야가 주는 덧없음이 그러한 것인지, 굵직한 업적이 없어 그 시간마저 가루처럼 흩날린 것인지는.. 나도 현재 광야 안에서 허우적대는 1인으로서 확실하게 깨우치지 못했다. 다만 지금까지 걸어온 자취나 과거를 회상하는 시간마저 굉장한 사치라는 것! 그래 지난 일 따져서 어디다 쓰겠어


돈이 주는 사소한(?) 차이


귀신도 부리는데 트로피 수집이야 당연한 것이죠

현재 필자는 정기적으로는 팟캐스트를 업로드하고(소수의 진성 구독자님들 진심으로 감사) 이따금 글로 풀어내고 싶을 때는 브런치에 뻘글을 배설하며, 이제는 영상에도 손을 뻗치고(배우는 단계) 있는.. 굳이 정의하자면 콘텐츠 기생충(?)이라 할 수 있다. 완화하자면 콘텐츠 잡상인 정도..?


여하튼 회사라는 곳에 속해서 돈을 받고 콘텐츠를 만드는 입장은 아니다 보니, 지금 하고 있는 이 자잘한 것들은 어디까지나 '딴짓'의 개념이라 할 수 있다. 나중에 회사라는 곳으로 돌아갈 때 일말의 도움이라도 될 수 있을지 없을지도 알 수 없는..


그래서 이 판에 대한 동기부여를 유지하기 어렵다. 돈을 받는 일도 아닌 데다가 언제 어떻게 가치 있게 쓰일지 모르는 말 그대로 '사이드 프로젝트'이기 때문. 해서 같이 하는 이들에게 '이것도 메인처럼 해주실 거죠?' 하는 것은 떡볶이집 주인장께 "2인분 같은 1인분이요~"하고 외치는 것 이상으로 공허한 외침이라는 생각도 해봤다


돈과 마감이 주는 힘을 매일 같이 느끼는 요즘이랄까


계획은 어디까지나 계획


세상에서 제일 지키기 어려운 말

이 모든 걸 감안하고 다소 느슨한 계획을 세웠는데도 변수는 늘 있다. 어울리지 않게 대상포진에 등이 갈리는 듯한 고통을 받는다든지(2주 전 필자의 모습) 같이하는 멤버의 피치 못할 사정 등등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상황의 급작스런 노크에 아쉬움도 두 배 짜증도 두 배. 그렇다고 어디에 하소연할 수 없는 억울함은 네 배 정도?


"다 그렇게 사는 거지. 뭐가 특별하다고"


이렇게 리액션할 분들이 몇몇 생각난다. 맞는 말이다. 평범함 속에서 늘 특별함을 추구하는 현대 사회의 개인으로 반은 맞고 반은 미정인, 특별한 듯 특별하지 않은 문장..


그렇지 실수도 반복하면 실력이라면서?

평범한 내가 짠 계획에서 기적 같은 특별함을 바라지 않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신이 말려들 뻔했던 애니메이션이었다
마음먹는다고 그대로 먹어지면 그게 공익 광고지 사람이니


촘촘한 계획과 실행 그리고 그것이 뒤엎어지는 4월의 잔인함 속에서 얻은 한 문장. 뭔가를 쓰려고 했다가 써보니 결국 아무말 대잔치였던 오늘의 뻘글리쉬도 여기서 끝

 


매거진의 이전글 아버지와 답정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