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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무소유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집안 정리를 하다가 이런저런 잡동사니를 넣어놓을 서랍장을 하나 살까 뒤적거립니다.

그랬더니 아내가 한마디 합니다.

이젠 쌓아놓을 때가 아니고 버릴 때라고요.


그러게요

뭐가 그렇게 자꾸 늘어납니다.

뭐가 그렇게 소소하게 걸리적거립니다.

이젠 다 버릴 나이인데도

이젠 그만 쌓아 놓을 나이인데도

책상에도, 마음에

뭐가 그리 어지럽게 쌓여만 갑니다.

치워야 마땅한 것들을,

없애야 마땅한 마음들을,

여전히 쌓아두고 있었나 봅니다.


다시 책상 한번 빗자루질하며,

다시 마음 한번 털어내며,

그렇게 하루를 열어봅니다.

법정스님의 '무소유' 한마디를 생각해 봅니다.

그러다가 어쩌다 이리 그려봅니다.

그려놓고 혼자 피식 웃습니다.

그래요.

이것도 무소유가 맞긴 합니다

진정한 무소유이긴 합니다


한동안은 냉장고에서 무를 볼 때마다

무소유를 경험하게 될 듯합니다

법정스님 죄송합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무소유로 정돈된 마음을 응원합니다

-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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