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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Jun 01. 2022

고죽환생 뒷 이야기

사노라면의 붓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얼마 전 정온 선생의 ​枯竹還生(고죽환생) 시조를 쓰며 말라죽은 대나무 이야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 뒤로 부지런히 물을 주면서도,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대나무를 보며 이젠 이 정도 해야 할까 보다 싶었습니다.

그냥 이대로 대나무 펜스로 써야겠다 싶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며칠 전입니다.

물을 주다가 한 그루에서 요 녀석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새로 태어나는 죽순입니다.

새 생명입니다.

얼마나 반가운지 물을 주다 말고 아! 탄성을 내뱉었습니다.


며칠 물을 주고 바라보니 조금씩 키가 큽니다. 지금은 제법 5센티정도 더 자랐습니다.

생명의 신비입니다.

비록 사십 여 그루 중에 한 뿌리에서 나오는 녀석이지만, 살아 돌아온 새 생명이 얼마나 반가운지 모르겠습니다.


이런저런 편치 않은 소식들로 우울했던 지난 한 주였습니다. 그 시간에 잠시 희망을 주듯, 잠깐이나마 위로를 해주려는 듯 그렇게 새 순은 돋아납니다.


그렇게 자연은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나는가 봅니다.

말라버린 대나무와 새로 나는 새순을 보며, 자연 앞에 그저 겸손해야 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모습으로 자연의 섭리를 받아들임을 묵상해 보는 오늘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평화로운 시간을 기원합니다.

-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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