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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부작사부작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Dec 23. 2023

사부작사부작..

만일 어린아이가 있는 집에서 이런 소리 나 느낌이 든다면, 이건 뭔가 큰일이 나는 순간입니다. 통상 시끄럽게 뛰어다니거나 울며불며 칭얼대야 할 아이가 이상스레 조용히 놀면, 통상 부엌의 밀가루나 양념통이 쏟아진 채 놀고 있거나, 가전제품이 조용히 분해되고 있는 난감한 상황일 겁니다.


아이도 다 크고, 이제 이런 사부작거리는 느낌을 느껴본 지 한참입니다. 그런데 오늘 오랜만에 사부작거리는 느낌을 느껴보았습니다.

급한 성격탓에 어떤 할 일이 생기면 후다닥 빨리 해치우려다 보니, 힘도 들고 앞뒤 안재고 해버려 뭔가 어설프게 끝내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은 그냥 천천히 하고 싶었습니다.

천천히 자리도 잡고, 하나씩 꺼내서 둘러보고, 흥얼거리면서 재미 삼아 천천히 일을 해 보았습니다.

그야말로 '사부작사부작' 말이지요.


그런데 이게 생각보다 일도 빠르고, 야무지게 잘 마무리되고, 만족도가 높습니다.

이 나이가 되어서야 아이들의 사부작거리는 놀이의 매력을 배웁니다. 여유와 느림의 맛을 본거지요.


앞으로 모든 일의 행동 강령은 '사부작사부작'으로 하렵니다. 서둘지 말고 천천히 말이지요.


음. 주차장에 차가 보이네요. 마이너스의 손이 근질거립니다. 뭐라도 사부작사부작 거려 볼까요^^


세상 모든 마음들의 평화로운 주말을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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