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청소하기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말썽 많던 휴대폰을 결국은 새것으로 교체하였습니다.

배터리도 오래되긴 하고, 수리하는 곳도 점점 사라지고, 기회가 되어 이참에 만만한 녀석으로 하나 바꾸었습니다.

휴대폰을 바꾸고 나니 정보 옮기는게 일입니다.

무슨 앱들이 이리 많았었는지 휴대폰의 정보를 옮기고 다시 앱을 까는 데 꼬박 이틀이 걸립니다. 그래도 다 정리가 안되어 사용 빈도가 높지 않은 앱들은 당분간 놔두었습니다.


사실 휴대폰이란 게 생활에 가끔 사용하는 도구였는데, 막상 요즘의 휴대폰은 사뭇 다른 존재입니다. 나의 생활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또는 증명하고 대신합니다.


새 폰을 정리하다가 문득 생각해봅니다.

정작 나는 내 마음을 이렇게 열심히 정리해 본 적은 있는지 하고 말입니다.

가만히 폰을 내려놓고 마음을 들여다봅니다.

마음속엔 이리저리 무언가 복잡합니다.

한구석에 미루어둔 희망 한 폴더,

빛바랜 사랑 파일 하나,

차곡차곡 모인 그리움 조각들.

풀지 못한 욕심의 덩어리,

치우지 못한 미움의 쓰레기들,

구석구석 채 열지 못한 먼지 쌓인 마음들이 한가득입니다.


내 마음에도 휴대폰처럼 정리하기 버튼이 있다면, 새 휴대폰처럼 초기화 버튼이 있다면, 내 마음은 좀 더 편안하려나요.

가슴에 손을 대고 하늘을 봅니다.

복잡한 내 마음을 초기화는 하지 못하더라도, 가끔 이렇게 따스한 온기라도 넣어줘야 할 가봅니다

그렇게 마음 충전이라도 해줘야 할까 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가슴에 평화가 가득 충전되는 오늘이길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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