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단면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어쩌면 살면서 우리가 느끼는 모든 감정이 그러할지도

모른다.

예컨대 사랑하던 연인과 헤어진 사람은 대개 그리움과 미움이 혼재된 감정에 사로잡히곤 한다. 또한 오랫동안 몸담았던 직장을 스스로 그만두고 다른 곳으로 이직을

앞둔 사람은 후련함과 섭섭함이 버무려진 묘한 감정을 안고 마지막 출근을 하기 마련이다.


아마 우리 마음에서 솟아나는 감정을 칼로 자르면,

시루떡을 반으로 자른 모양처럼 다양한 감정들의 단면이 다층적으로 드러나지 않을까 싶다.

살아가는 일 자체가 난해하게 꼬여 있듯이 말이다.


이기주 -보편의 단어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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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습니다.

복잡하던 우리의 마음의 결을 이기주 작가가 아주 명료하게 표현해 줍니다.


종종, 내 마음의 다양함에 당황하기도 합니다.

이성과 본능 사이에서,

정의와 이기사이에서,

욕망과 절제사이에서 갈등하고 고민하는 내 마음을 보면서 말이지요.

그런데 그것이 자연스런 우리네 마음의 모습이랍니다

감정의 단면을 잘라보면 마치 시루떡처럼,

다양한 마음들이 다층으로 쌓인, 그리하여 어느 층이 주된 마음인지조차 헷갈릴듯한 그런 게 우리네 마음이랍니다.


다행입니다. 위안이 됩니다.

우리의 이중성이 모두와 같은 마음이었다니 말이지요.

보통의 우리들 마음은

하나의 선한 마음도 아닌,

하나의 악한 마음도 아닌,

정의만으로 꽉 차지도 않은,

불의로만 이루어지지도 않은 그런 시루떡 같은 마음들이라니 말이지요.


그 다행한 마음으로 오늘은 마음껏 떡을 빚어봅니다.

때론 무지개 떡이기도 하고,

때론 바람 떡이기도 하고,

때론 인절미 같기도 하고,

때론 백설기이고 싶기도 하지만,

어떤 떡이든 소중한 내 마음들이 모여 빚은 맛난 떡을 말이지요.


세상 모든 소중한 마음들이 풍겨주는 고소한 떡 내음이 서로의 마음에 어울리는 오늘이길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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