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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쿠샤의 마음에 감사합니다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저는 서울 토박이입니다.

지금은 파주에 자리하고 있지만, 결혼하고도 십여 년 정도까지는 서울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제가 살던 곳은 서대문의 독립문 근처입니다.

금화산과 인왕산이 앞뒤로 있는 이곳에서 자랐습니다.

그러니 그 근방은 안 가본데 없이 다 돌아다녔었다 생각합니다. 아직도 가끔 꿈에서 어린 시절 놀던 골목길과 우물 터가 보이기도 하니 말이지요.

그런 곳도 여지없이 개발되고 정비되어 지금은 서울 시내 한복판의 금싸라기 아파트 촌이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우연히 일제 강점기에 우리나라의 독립운동을 도운 재한 외국인들의 고마운 이야기를 듣다가 고향 근처의 명소를 듣게 되었습니다.

바로 '딜쿠샤'라는 생소한 이름의 건물입니다.

어린 시절엔 무심히 스쳐 지나가던 커다란 은행나무 앞 석조건물이었습니다.


이 건물은 우리나라의 기미독립선언을 해외에 제일 먼저 알리고, 일본의 제암리 학살사건 등을 해외에 고발한 재한 언론인 앨버트 테일러가 살던 곳이었답니다.

집의 이름인 '딜쿠샤'는 페르시아어로 '기쁜 마음'이라는 뜻이라합니다.

그곳이 그리 고마운 분의 집이었는지, 역사적으로 그리 중요한 곳이었는지 이제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앨버트 테일러가 일제에 의해 추방되고 집은 관리되지 않고 수십 년의 세월이 흐른 후에야 역사적 가치가 알려진 곳이라 합니다.

일전에 들렀을때는 이런 역사적 사실을 잘 모르고 보고 지나쳤는데 독립운동과 관련된 역사적 사실을 알고 나니 그곳이 새삼 새롭게 보입니다.

조만간 다시 한번 들러봐야겠습니다.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소도 같이 말이죠.


한국인들조차 친일과 일본의 앞잡이로 대대로 잘 사는 이들이 있는 판에, 생판 모르는 동양의 작은 나라의 독립을 위해 애쓴 분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더 깊어지는 오늘입니다.


세상 평화를 위해 애쓰신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리는 오늘입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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