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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라면 Jul 26. 2024

이 뭣고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여름이 깊어갑니다.

소나기와 폭염이 교대로 나타나니, 습기를 머금은 더위가 몸을 더 힘들게 합니다.

날씨도 힘든데 세상도 어수선합니다.

들어보면 모두가 심란한 이야기뿐입니다.

애써 외면합니다.

그래도 마음이 무거워 왜 그런가 생각합니다.

가만히 마음을 들여다봅니다.

역시나 마음에 이것저것 매달려있습니다.

욕심과 집착과 미련과 허황된 마음들이 어느새 주렁주렁합니다.

이러니 마음이 무겁습니다.


문득 불가의 '이뭣고'라는 화두가 생각납니다

시심마是甚麼라는 단어인데 우리 말로 ‘이것이 무엇인고’ , 그래서 ‘이 뭣고?’ 가 되었다 하지요.


내 마음에 주렁주렁 달린 것들을 하나씩 털어내보며 '이뭣고'의 지혜를 생각해 봅니다

지금 내 마음을 무겁게 하는 건 무언지, 내 마음을 출렁거리게 하는건 무언지, 이것들은 어디서 온 건지 차분히 둘러봅니다.


살면서 숨 쉬는 것처럼, 밥을 먹으면 살이 되는 것처럼, 우리 생각도 매일 자라나고 사라집니다.

바른 마음만 자라면 좋겠지만 사람 사는 게 그런가요.

때론 분노가, 때론 욕망이, 때론 교만이 피고 집니다.

그것이 혹이 되어 주렁주렁 맺힙니다.


수시로 마음을 들여다봐야 하는 이유일겁니다.

마음에 매달린 것들을 보며 '이뭣고'하는 마음으로 털어내고 덜어내야겠습니다.


뭉게구름 위로 보이는 여름 하늘이 파랗습니다

무거운 구름을 비로 털어낸 하늘은 가벼운 법이지요.

반짝 비치는 햇빛에 툴툴 털어낸 마음을 널어봅니다.

장마에 눅눅해진 마음을 뽀송하게 말려보는 오늘입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마음에 뽀송한 평화가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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