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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인줄 알았더니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본 문학 종류 중에 센류라는 분야가 있습니다.

찾아보니 '센류(川柳)는 5·7·5인 하이쿠(俳句)의 형식을 빌려서 하이쿠(俳句)가 비속화된 것으로 재치 있고 유머러스하게 읊은 곳케이(滑稽) 문학이다.'라고 나옵니다.

간단히 말하면 짧은 재치 있는 시입니다.


요즘 나오는 센류 중 하나를 써봅니다.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


그를 보고 가슴이 뛰길래, 뒤늦은 나이에 온 사랑인가 생각했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부정맥이라네요.

이 시를 쓴 이가 노인들이기에 더 재치 있습니다.

나이 들어가며 노화하는 자신의 처지를 유머로 승화시킨 글이지요.


그러게요. 이제 친구들을 만나면 이런저런 이야기 중에 가지고 있는 지병 자랑이 빠지지 않을 나이인가 봅니다.

노안이나 건망증은 지병 축에도 못 듭니다.

어제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이야기하다가, 자랑할 병이 하나씩 더 늘어가는 우리의 모습을 보며 문득 이 센류 한 구절이 떠올랐습니다.

어쩌면 병의 유무보다 내 삶을 바라보는 시선이 더 중요한 것이겠지요.


사랑이든 부정맥이든 그렇게 또 오늘 하루 가슴 뛰는 하루이면 좋겠습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사랑과 부정맥을 응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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