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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월이 가면 -김경근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팔월이 가면

오려나 그날은

태양에 익어 지쳐 날아간 혼魂들이

삼삼오오 손을 잡고

밀고 당기며

어깨를 이으며

횃불을 들고

갈기갈기 널브러진 백魄들을

주섬주섬 찾아 모아

잇고 붙이고 얹고 매어서

사람이 되어

다시 사람이 되어

삽을 뜨고

돌을 올려

무너진 기둥을 세우고

허물어진 지붕을 올리는

그리하여 다시 세워진 마당에 모여

한가위 구월을 노래하는

그날은 오려나

넋 나간

팔월이 가면


팔월이 가면 -김경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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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의 팔월은 가고

실성의 팔월은 가고

다가올 9월은

제정신의 마음들이 마주하는

제자리의 몸들이 함께하는

다시 사람 사는 세상이

다시 마음 같은 세상이

그런 9월이 오길 기원합니다


세상 모든 이들의 평화를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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