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질 붕崩

사노라면의 붓 끝에 시를 묻혀 캘리 한 조각

by 사노라면

레고라는 조립장난감을 만져본 지도 꽤 됩니다.

아이가 중학교를 들어간 후부터는 그 장난감도 다 치운듯하니 꽤 오래전 일입니다.

아이들 장난감이라 하지만 그 조립장난감을 완성하려면 생각보다 공이 많이 들어갑니다. 어쩌면 아이 장난감을 빙자한 어른들의 장난감이란 생각도 듭니다.


그렇게 공들인 조립장난감이지만, 부수는 데는 잠깐입니다. 공들인 시간이 무색하게 우루륵 허물어 내는 데는 순간입니다.

기껏 잘 만들고 있는데 옆에서 아이가 무너뜨리면 황당하기 그지없기도 합니다

공들인 시간도 아깝고 말이지요.


레고 장난감만 그럴까요.

우리네 인생도 그렇고, 나라도 그렇습니다.

오랜 세월 공을 들여서, 오랜 세월 피와 눈물로, 경험과 교훈으로, 만들고 고치고 보완하고 덧붙이면서 만들어내는 게 나라의 시스템입니다. 그렇게 이루어낸 게 모두의 사회입니다.

사회의 시스템이란 건 기본적으로 구성원인 누구라도 일부러 망가뜨리지 않는다는 게 수천 년을 지내온 상식입니다.


그런데 그 나라를 누가 마음대로 무너뜨린다면,

그 사회를 누가 일부러 망가뜨린다면, 그 황당함은 레고 무너짐에 비할 게 아니겠지요.


오랜 세월 공들인 무언가 무너지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오랜 세월 지켜온 무언가 부서지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 무너짐 뒤 어딘가에서 이죽거리는 미소가 보이는 것 같아, 마음도 무너지는 요즘입니다.


무너진 모든 것들의 위로 치유의 평화가 함께하길 기원합니다 -사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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