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적이기 때문에 극적인 결정
연애는 설레고, 사랑은 깊어지고
그런 감정들이 오고가면 자연스럽게 결혼을 꿈꾸게 된다.
하지만 막상 ‘결혼’을 말하면 분위기는 달라진다.
가족, 경제력, 시간, 미래 계획까지.
단순한 감정 이상의 현실이 얽혀있기 때문이다.
나도 그랬다. 어릴 때부터 결혼은 신중한 결정이라고 배웠다.
적어도 1년은 만나고, 양가 상견례도 천천히 하고,
직장도 안정되고, 저축도 조금은 있어야 한다고 믿었다.
그런데 그 모든 걸 뒤집은 사람이 나타났다.
그 사람을 만난 건 어느 겨울 저녁이었다.
카톡을 하면서 연락 할 때부터 좋았다.
대화가 끊기지 않았고,
웃는 표정이 자꾸 생각났고, 손이 닿는 게 설렜다.
만난 지 한 달도 안 돼서 자녀 계획 이야기를 했다.
언제 쯤 출산하면 좋을지, 몇 명 낳을지.
웃긴 이야기처럼 들리겠지만 진지했다.
그리고 두 달이 조금 지나서,
결혼식이 뭔지 알고 싶어 들른 결혼박람회에서 홀 예약을 지금 해야 올 해에 결혼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식장 견적을 받다가 ‘이 날 어때요?’ 하는 말에
둘 다 “좋아요”라고 대답했다.
사람들은 그랬다. 너무 빠르다고, 정신 차리라고.
근데 나와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같이 있는 시간이 평생 같았다.
같이 살고 싶다는 마음이 하루가 아까웠다.
그래서 결정했다. 빠르게, 하지만 진심으로.
그녀는 너무 나 같았다.
음식부터 책을 좋아하는 취미까지.
그런데 세계관이 달랐다.
나는 자기계발서 및 철학서를 좋아했다면 그녀는 나보다 소설을 많이 읽었다.
그런 그녀가 나의 마지막 사랑이고 싶었다.
그녀 역시 그랬다. 서로에게 남겨진 마지막 감정이자,
마지막 순수함이었으면 했다.
우리의 결혼은 낭만이었다.
서로 맘 속에 걱정도 많았지만,
그 모든 걸 이겨낸 건 사랑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두 달은 짧지 않았다.
사랑이 시작되기엔 충분했고,
인생을 함께 하고 싶다는 걸 느끼기엔
충분히 진하고 뜨거운 시간이었다.
누군가는 말한다. “두 달 만에 결혼이라니, 말도 안 돼.”
그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에겐, 우리에겐 그게 정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