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에는 스스로를 부정하는 말을 자주 내뱉고는 했습니다. 가장 많이했던 말은 '나는 깊이가 없어'. '나는 쉽게 싫증을 내는 사람이야'였습니다. 돌이켜보니 취미도 많았을 뿐더러 여러 이유로 경험한 직업군도 수십여가지 더라고요. 그 연장선이었겠지요. 그때의 저는 '한 가지 일만 하는 사람은 재미없어, 지루해'라는 생각이 크게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지금은 한가지 일을 잘하는 사람을 존경하는 사람이 되었지만요. 참 아이러니하지요. 한가지 일만 하는 사람을 지루하다고 여기면서 정작 본인에 대해 생각할 때에는 스스로가 넓은 사람임을 충분히 존중하지 않았던 것이요. 늘 그랬어요. '언제나 제자리걸음이야', '결국 돌고 돌아서 다시 원점이야'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저는 무언가 알아차리게 되었어요. 같은 풍경인 줄 알았는데 미세하게 다른 풍경이 눈 앞에 펼쳐져 있음을 알아차리기 시작한 거예요. 이를테면 등산을 한다고 생각해볼까요. 그러니까 '꼬깔콘' 같이 생긴 산이라고 하면 말이에요. 길을 걷고 걸어서 한 바퀴를 돌았더니 같은 풍경이 보여서 저는 얼핏보고 '열심히 걸었더니 다시 원점이잖아?'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미세하게 높이가 달라져있었던 거예요. 나선으로 걸어가고 있던 것이지요. 그 때부터 였어요. 같은 풍경처럼 보이지만 결코 그전의 풍경과 같은 풍경이 아님을 알아차리게 된 순간, 저 자신을 부정하는 말이 점차 약해지고 있음을 느끼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사람이라는 존재는 갈팡질팡하며 쉬이 마음이 흔들리기 마련이지요. 알아차렸다고 해서 늘 괜찮은 것은 아니었어요. 한가지 일을 잘하는 사람, 한가지 일을 꾸준히 해내는 일에 존경하는 마음을 갖게 되면서부터는 얼른 깊어지고 싶어 안달이 났거든요. 그러니까 저는 넓은 사람이기는 하지만 깊은 사람은 아니라는 마음의 소리가 시작이 된 거예요.
여기서 잠깐, 재미있는 문제를 하나 내볼게요.
삽 하나로 땅을 깊게 파야 한다고 가정했볼게요. 딱 삽 한 자루 들어갈 공간만으로 좁게 파는 것과 공간을 조금 더 넓게 쓰며 파내려 가는 것 중에 어느 쪽이 더 깊이 팔 수 있을까요?
깊어지기 위해서는
먼저 넓어져야 한다.
넓게 파기 시작해야 비로소 깊게 팔 수 있다는 사실, 좁은 구멍을 깊게 파내려가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어요. 결국 깊어지기 위해서는 먼저 넓어져야 한다는 것이 제 삶에서 발견한 통찰이었답니다. 그것이 가장 나답다고 느껴졌지요.
넓어서 그 속도가 느릴지라도 점차 깊어지고 있는 저를 인지하고 있습니다. 넓게 깊어지고 있다 보니, 깊어지고 있지 않는 것처럼 느껴질 뿐, 제자리에 그대로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제는 잘 알고 있지요. 그렇게 저는 더 이상 저보다 깊다고 여겨지는 다른 이들과 비교를 하거나 불안해하거나 초조해하지 않게 되었어요. 거기, 당신은 어떠세요? 만일 당신도 "왜 이렇게 일만 벌리는 걸까", "나는 왜 이모양이지?", "제발 하나만 좀 잘했으면" 하는 생각들이 올라오고 있다면요. 무어라 대답하고 싶으신가요. 지금의 당신은 어떤 구간을 지나고 있나요? 당신의 성찰을 댓글로 나누어준다면 참으로 반갑고 기쁠거예요.
#라이프코칭 #라이프코치 #전문코치 #셀프코칭 #김보람코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