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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켄PD Sep 17. 2023

LA 한인 거지

한국인, 흑인 거지 커플

어쩌다가 미국까지 와서 거지가 됐어?


조금이라도 잘 살아 보겠다고 머나먼 미국땅까지 와서도 거지가 된 한인들이 있다. 미국에 한인 노숙자(Homeless)가 있다고? 실제로 있다. 요즘처럼 경기가 나빠지면서는 더더욱 늘어나고 있다.


LA 같은 한인 밀집 지역은 한인 노숙자들을 곧잘 만날 수 있다. 사연도 제각각이다. E2비자로 왔다가 사업체 사기를 당한 사람도 있고, 마약 중독으로 폐인이 된 사람들도 있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그냥 게을러서 노숙자가 된 사람들도 있다.


얼마 전 LA 유명한 노숙자 촌인 스키드로우(Skid Row) 거리의 한국인 홈리스 인터뷰 영상도 봤다. 이젠 저런 무리들 안에도 한국인 노숙자들도 있구나.


한국전 이후 서울엔 거지가 많았다. 한국이 발전하며 거리에 노숙자들도 많이 없어졌지만 IMF이후 또다시 늘어났고 지금은 일정 구역에 모여있긴 하지만 그래도 미국의 대도시만큼 노숙자 문제가 심각하지는 않다.


방금 전 저 거지 봤어?


지금으로부터 35년 전 한인 인구도 지금 같지 않던 시절 LA에서 한인 홈리스를 처음 만나게 됐다 그것도 백주 대낮에 흑인 여성 홈리스와 길에서 키스를 하면서 걸어가던 그 한인 홈리스는 꽤 큰 충격이었다.


친구들과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옆에 친구가 속삭였다.

"방금 전 저 거지 봤어?"


앞에 걸어가던 노숙자 커플이 있었다. 둘이 딱 안겨 붙어서 키스를 하면서 걸어가고 있었는데 자전거를 타면서 지나간 우리 친구들 중 한 명이 남자가 한국인이라고 하는 것이었다. 설마 하면서도 확인차 도로 돌아가 얼굴을 확인하였다.


"뭘 봐 이 새끼야!"

한국인 노숙자가 다짜고짜 욕을 했다.


흑인 여성 노숙자와 키스를 하면서 걷다가 우리가 쳐다보니까 한국말로 욕을 한 것이었다. 냅다 자전거를 타고 도망갔다. 그리고 며칠간 그 한인 노숙자 생각이 머리를 맴돌았다.


미국에서 그것도 LA한인타운 한복판에서 한국인 노숙자가 있을 줄이야. 그리고 백주 대낮에 한인타운 한복판에서 흑인 노숙자와 키스를 하면서 걸어간다는 게 충격이었다. 무슨 사연이 있을까? 왜 노숙자가 되었을까? 하지만 당시 미국까지 온 한인들 중에 노숙자는 거의 없었으므로 한동안 한인 노숙자 보기는 힘들었다.


"아저씨 저 돈 좀 있으면 1불만 주세요"


한인타운 유명 식당 앞에서 돈을 구걸하는 중년 한인이 있었다. 얼굴이 낯이 익었다. 한인 소유 유명 백화점에서 경비를 서던 아저씨였다. 총기 소지 라이선스가 있다며 허리에 총을 차고 뭐라도 된 듯 강압적인 말투로 사람들을 대해서 평소에도 논란이 있던 분이었다. 


나중에 알게 된 이야기인데 백화점 물건이 하나둘씩 사라져서 확인해 보니 새벽에 보안코드를 눌러 몰래 문을 따고 들어가 물건을 훔치다 걸렸다고 한다. 보안코드가 다 똑같은 줄 알았지만 회장, 매니저, 경비 다 다른 코드로 기록이 되기에 빼도 박도 못하게 걸려서 해고되고 그 소문은 한인타운에 파다하게 나서 어느 누구도 그 경비에게 일을 맡기거나 왕래를 하지 않아서 결국은 노숙자가 되어 버렸다고 한다. 당시만 해도 한인타운이 작은 사회라서 쉽게 매장되기 십상이었다.


얼마 전엔 20살 정도 되어 보이는 한인 청년이 구걸을 하는 걸 보았는데 사연을 들어 본즉슨 마약에 빠져 구걸을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지인의 아는 사람도 중년의 나이에 마약에 빠져 구걸을 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한다. 요즘 한인 노숙자들의 대다수 문제는 마약이 원인인 듯하다.


미국 온 지 얼마 안 됐을 때 친구가 백인 노숙자가 미쳐 혼자 중얼거리는 모습을 보고 한마디 했다.


"난 저만큼만 영어를 하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거 같은데..."


줄어들어야 하는데 줄지는 않고 자꾸 늘어나는 부끄러운 이민야사(移民野史)의 한 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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