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아침~~"
가장 평범하고 단순한 인사말로 사람들은 아침을 맞이한다.
나는 2주 동안 이 단순한 인사말의 무게를 실감하며 지냈다.
앞으로 당분간은 '범사에 감사하라'는 가르침을 착실히 따를 것만 같다.
딸내미가 폐렴으로 입원해 고생하다가 퇴원했다.
나도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힘든 시간이었다.
열이 39도가 넘는데 젊으니까 금방 낫는다는 동네 의사 말만 믿고 집에서 약 먹이며 있는 고생 다 시키며 미련을 떨었다. 결국 폐 전체에 다 퍼진 5일 후에야 대학병원에 입원시켰다.
어이없는 실수에 대한 자책감 미안함이 내게는 더 힘들었다.
의사들은 환자의 가족에게 겁주는 게 다반사다. 딸이 열이 잡히지 않으면 안 된다고 은근 겁을 줬다.
재작년에 친구 딸이 고열로 입원했다가 적절한 항생제를 찾지 못하고 한 달 만에 24세... 채 꽃피지 못한 생을 마감한 일이 있다. 몹쓸 기억이 보이지 않는 공포가 되어 나를 괴롭혔다.
옆 침대의 간병인과 할머니 환자를 열흘이 넘게 지켜보면서
간병인 손에서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도 많이 났다.
우리 딸은 입원 3일 만에 열이 내리기 시작했다.
기복은 있었지만 꾸준히 회복세를 보이며 의사가 말한 최소 2주를 채우지 않고 퇴원했다.
지인 언니가 '딸내미랑 못한 이야기 많이 해~'라는 말이 섭섭했었다.
입원한 게 놀러 간 건 줄 아나 싶었다.
입원기간 동안 자는 시간 빼고 종일 옆에 붙어 있었다.
안타까운 시간도 많았지만... 많은 이야기를 한 거 같다. 무엇이든 해야 할 거 같아서 매일 발바닥을 지압봉으로 누르며 마사지를 해주었다. 아이는 아프지만 시원하다며 은근 나를 부추겼다.
퇴원 후 그동안 떨어진 체력을 보충하자고 맛있는 먹거리를 찾아다녔다.
그 많은 행복 중에 사람들은 어떻게 '일상의 행복'이라는 말을 찾아낸 걸까.
눈부신 아침해를 맞이하고 지인들과 '좋은 아침~~'인사말을 나누고 가르치거나 배우기 위해 집을 나서고
운동복이 젖을 만큼 운동을 하며 땀을 빼고 어울려 치맥을 나누고.
단순하고 평범한 일상이 병원의 2주 동안 마치 돌아갈 수 없는 먼 과거인 듯...
그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