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이서 특식을 먹으며 즐겁게 웃고 떠들던 바로 그 때! 카페 문이 벌컥 열렸어요.
그리고 온몸이 흠뻑 젖은 매그너스가 모습을 드러냈지요.
밖에는 언제부터인가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어요.
쏠과 넬이 눈을 반짝이며 외쳤어요.
“치프!”
아이리스도 손짓했어요.
“어서 들어오렴, 매그너스.”
그런데ㅡ
빗물을 훔치던 매그너스의 얼굴이 갑자기 싸늘하게 굳었어요.
그의 눈에 비친 건 따뜻한 식탁, 웃음소리, 그리고 자신을 반기는 이들이었어요.
그러나 그의 눈동자엔 두번째 실패에 대한 절망과 자괴감, 삐뚤어진 질투가 끓어올랐죠.
그는 돌아서서 문을 ‘쾅’ 닫고 나갔어요.
매그너스의 행동에 놀란 쏠과 넬, 키팅은 동시에 일어나 뛰쳐나갔어요.
키팅은 오른쪽 숲으로, 쏠과 넬은 왼쪽 골짜기 쪽으로 달리며 소리쳤어요.
“치프! 치프!!”
“치프! 어딨어요?”
쏠과 넬이 숨이 턱까지 차오르게 뛰어 도착한 곳은 낭떠러지 옆에 있는 커다란 동굴 앞이었어요.
쏠과 넬은 처음 와 보는 곳이었지요.
장대비가 계속 쏟아지고 있었고, 동굴 안에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어요.
쏠이 목청을 높여 외쳤어요.
“치프! 거기 있나요?”
하지만 아무런 대답도 없었어요.
그 시각, 매그너스는 동굴 깊숙한 곳에서 앞발로 머리를 싸맨 채 웅크려 있었어요.
쏠이 다시 불렀어요.
“치프… 아저씨!!”
넬이 따라 외쳤어요.
“아저씨! 제 말 들려요?”
하지만 대답은 없었어요.
동굴은 그저 고요했고, 빗방울이 ‘타타탁’ 나뭇잎을 때리는 소리만 들려올 뿐이었죠.
쏠이 축축해진 목소리로 속삭였어요.
“이쪽으로 안 오셨나 봐… 그만 돌아가자.”
넬이 고개를 끄덕였어요.
둘은 무거운 발걸음으로 돌아섰어요.
동굴 안의 매그너스는 꼼짝도 하지 않고 숨을 죽이고 중얼거렸어요.
"난 또 영혼을 찾지 못했어... 난 실패자야. 키팅은 이번에도 어려운 미션을 성공했는데… 난, 또…"
특식을 먹으며 즐겁게 웃던 쏠과 넬, 그리고 키팅과 아이리스의 미소. 그 따뜻한 광경이 그의 가슴속에 억눌려 있던 열등감과 질투에 불을 붙인 거였어요.
하지만 방금 전ㅡ
쏠과 넬이 울먹이면서 자신을 ‘아저씨’라고 부른 순간, 그 따뜻한 한 마디가 그의 얼어붙은 마음을 ‘톡’ 하고 건드렸어요.
그의 가슴속에 맺혀 있던 무언가가 스르르 풀리는 것 같았어요. 그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죠.
“그래… 이제 그만 돌아가자.”
그런데 그 순간ㅡ
—콰아아앙!!
동굴 깊은 곳에서 갑자기 거대한 불길이 솟구쳐 올랐어요!
뱀의 혀처럼 매그너스를 향해 달려드는 검붉은 불꽃!
그것은 어둠 속에 잠들어 있다가 매그너스의 넋두리를 듣고 깨어난ㅡ 살아있는 영혼을 집어삼키던 교활한 악마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