쏠과 넬은 깜짝 놀라 되물었어요.
“거기라뇨?… 어디요?”
늙은 길고양이가 앞발을 들어 오른쪽을 가리키며 대답했어요.
“해피가 가끔 그 얘길 했단다. 눈이 펑펑 내리던 추운 겨울날… 저쪽 도시 골목 끝에서 얼어 죽을 뻔했는데 그곳에 왔던 집사 부부가 자기를 꼬옥 안고 데려왔다고. 세상에서 가장 따뜻했던 순간이라며 그 골목을… 절대로 잊을 수 없다고 말이야.”
쏠과 넬, 키팅은 동시에 외쳤어요.
“거기다!”
셋은 지체없이 길고양이가 알려준 방향을 향해 달렸어요.
눈발이 살짝 흩날리는 도시의 뒷골목,
셋이 그 골목 끝에 다다랐을 때 그곳에ㅡ
해피의 영혼이 눈물을 흘리며 앉아 있었어요.
작은 몸을 덜덜 떨며 계속 중얼거렸죠.
“왜 안 오는 거야?... 왜?”
바로 그때!
하늘에서 부드러운 빛줄기와 함께 천국의 계단이 내려오고, 집사가 눈물을 흘리며 달려 내려왔어요. 집사는 해피를 꼭 끌어안고, 뺨을 부비며 속삭였어요.
“미안해. 내가 많이 늦었지? 우리 이제 같이 가자.”
하지만 해피는 또다시 망설였어요.
이번에는 바로 옆에 자신을 데리러 온 소울 가이드들이 있었기 때문이었죠.
본능적으로 집사의 품에서 빠져나온 해피가 계단 아래에서 쏠과 넬의 눈치를 살폈어요.
쏠과 넬은 어쩔 줄 몰라 키팅을 바라봤어요.
그런데 키팅은 모르는 척 딴청을 부렸어요.
마치, 너희들이 직접 결정하라는 듯이요.
쏠과 넬은 서로를 빤히 쳐다보다가 마침내 결심했어요.
고개를 끄덕이고 해피의 등을 살짝 떠밀어 주었죠.
해피는 놀란 눈으로 쏠과 넬을 바라보다가, 집사에게 폴짝 뛰어 그의 품에 ‘와락’ 안겼지요.
집사가 해피를 꼬옥 끌어안고 말했어요.
“됐어… 우리 이제… 절대로 헤어지지 말자.”
그렇게 둘은 하늘로 이어진 계단을 천천히 올라갔어요.
쏠, 넬, 키팅은 그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았지요.
계단 꼭대기에 다다랐을 즈음, 해피가 뒤를 돌아보며 활짝 웃었어요.
그리고 앞발을 흔들며 소리쳤지요.
“정말 고마웠어. 너희도 행복해~”
쏠과 넬도 해피의 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앞발을 흔들었죠.
천국의 계단이 사라지자 키팅이 먼저 발걸음을 돌렸어요. 그런데 쉼터에 도착할 때까지 키팅은 한 마디도 하지 않았어요. 쏠과 넬은 자신들이 잘못한 줄 알고, 고개를 푹 숙이고 걸었지요.
카페 문이 열렸을 때, 둘은 아이리스에게 혼날 걸 생각하며 고개를 들지 못했어요.
그때 키팅이 쏠과 넬의 어깨를 ‘툭툭’ 쳤어요.
둘이 고개를 들어 키팅을 바라보자, 그는 "푸하하" 참았던 웃음을 터뜨렸지요.
해피를 보내준 얘기를 들은 아이리스도 “정말 잘했다”며 특식을 내왔어요.
아이리스가 말했어요.
“규칙은 지켜야 해. 하지만 그것에만 너무 집착할 필요는 없단다. 규칙보다 중요한 건 상대의 아픔을 공감하고, 희망을 불어넣어 주는 거란다. 해피와 집사는 결국 천국에서 만날 운명이었으니까 해피를 이곳에 데려와 무지개다리를 건네 줄 필요는 없었어. 쏠, 넬! 이번에도 정말 잘했어.”
그녀의 말에 쏠과 넬의 마음은 햇살처럼 환해졌어요.
키팅과 아이리스의 지혜로운 가르침이 둘의 앞길을 환하게 비춰주는 듯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