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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살타, 고도(高度) 고고학을 만나다!

마추픽추 레일·살타 구름열차부터 모레노 빙하·피츠 로이 산 트레킹까지

by 관계학 서설 II

미국 서부 해안 열차 타고 벨링행 항구로, 알래스카 산타마을에서 종단 열차로 페어뱅크스를 출발하여 앵커리지에 도착했다. 로키마운티어 대륙간 열차를 탑승하여 캐나다 밴쿠버에서 캘거리까지, 미국 새크라멘토에서 서동부 횡단 열차를 타고 마이애미 해변을 마음껏 바라봤다. 남미 쿠스코에서 마추픽추 레일을 굽이굽이 거쳐 드디어 여섯 번째 대륙간 철도여정인 '구름 열차'를 타러 살타에 도착했다.


전통시장과 현지인 맛집을 찾아 삼만리

대륙간 열차 여정을 계획하면서 확실하고 분명하지는 않지만 어렴풋하게나마 나도 모르게 마음을 먹은 결심이 하나 있었다. 바로 '일부러 명승지나 유명 관광코스를 찾아가지는 말고 기차 노선 구간상에 있는 현지인과 문화를 몸과 마음으로 직접 소통하고 느끼는데 시간을 더 많이 할애하자!'였다. 현지인들의 일상생활을 많이 접해보고 싶었다. 그들만의 독특한 문화와 ‘풍습'을 기회가 주어진다면 직접 체험도 해봐야겠다고 적극성을 의도적으로 키우기도 했다. 언어장벽 때문에 실제로 실천된 것은 많지 않았지만 현지인들과 많이 접촉하고 대화를 나누는 계기가 되었다. 가능하면 도시 내 전통시장과 현지인 맛집을 몇 번을 물어물어 수차례 헤매는 발품까지 팔아서라도 기어코 방문했다.


아르헨티나 살타 고도고고학 박물관 전경(가운데), 내부 전시물 중(좌. 우측)

살타 자연 풍광을 찾아 공원을 배회하다가 우연히 고고학박물관에 대한 정보를 접했다. 사전 검색에서 스치듯이 보기는 했지만 명칭이 확 와닿지 않아서 무심결에 지나친 장소이다. 이런저런 자료상으로는 살타에 고산 고고학 박물관(Museo de Arqueología de Alta Montana)이 상당히 유명하다고 평가되어 있었다. 무식이 병 이기는 한 모양이다. 그제야 어느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관련 영상을 본 기억이 어렴풋이 났다. 예정에 없던 일정이라 발길을 재촉하여 실제 방문해 보고 나서야 ‘고도 고고학’ 유물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짐작할 수 있었다. 박물관 1, 2, 3층이라고는 하지만 아담한 복복층 건물에 불과했다. 전시상태도 그리? 훌륭하지 않았고 설명 사인물 내용도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미라, 그들을 자꾸 뒤돌아보게 한다

다만 눈에 확 들어오고 시선을 빼앗은 미라 두 점이 온몸에 소름이 돋게 만든다.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람 중인 초등학생 단체 눈을 피해 깜깜한 어둠 속에서 겨우겨우 한 장정도 찍을 수 있었다. 이집트에서는 인공적으로 수술과 약품 처리를 해서 미라를 만들었다면 남미 살타 미라는 고도의 안데스 산맥 기후 환경이 이를 가능하게 했다는 점이 사뭇 다르다. 고산 지대의 낮은 기온과 건조한 땅속 환경이 이를 가능하게 했으리라 나름 추측해 본다. 인신 공양이란 섬뜩한 해설보다는 15c 잉카 시대에 7,000m 산 정상까지 아이들을 데리고 올라갔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놀란다.

발굴된 세 점의 유물 중 두 점이 어린 소년, 소녀라서 그런지 웅크린 자세는 물론 괭한 눈 상태가 너무 애처롭다. 해독이 안 되는 스페인어 설명문이지만 왠지 그리 학문적인 논거가 뒷받침되었다는 느낌을 많이 받지 못해서 그런지 ‘그들‘이 아직 제대로 발굴되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남은 여정동안 시간이 날 때마다 좀 더 관련 자료들을 찾아보고 지식의 지평을 더 넓혀야겠다고 다짐하면서 떠나는 발길이 왠지 많이 아쉽고 자꾸 뒤돌아 보게 한다. 고도 고고학의 발전 가능성을 더욱 기대하게 한다. 사실 나는 대학 전공을 사학, 대학원 전공을 고고학으로 정해놓지 않았던가? 그때는 집안의 반대로 무산되었지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2022년 10월 27일(목), 고도 고고학 박물관에서 인생 2막 방향을 찾고

#나홀로 #브롬톤여행 #대륙간열차 #알래스카 #페어뱅크스 #아르헨티나 #우수아이아 #역병시대 #해외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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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발 0 : Cusco&Lima, Peru > Bogota, Columbia > Buenos Aires, Argentina > Cordoba > Salta_by plane (8 hrs) > El Calafate&El Chaltén_by Bus-Sur (7 hrs) > Puerto Natales, Chile_by Bus-Sur (15 hrs) > Punta Arenas > Ushuaia, Argentina > Buenos Aires

*뱀발 1 : 남아메리카의 대부분은 안데스 산맥이 지배하는 인상적인 산악 지형이 특징이다. 안데스 산맥은 대륙의 서쪽 가장자리를 따라 약 7,000킬로미터(4,350마일)에 걸쳐 뻗어 있어 세계에서 가장 긴 대륙 산맥이다. 안데스 산맥은 베네수엘라, 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 볼리비아, 칠레, 아르헨티나 등 7개 국가에 걸쳐 있다. 이 지역은 열대 우림부터 알티플라노와 같은 고지대 고원, 칠레의 아타카마와 같은 건조한 사막까지 다양한 생태계의 본고장이다. 대륙의 최남단에는 칠레와 아르헨티나가 공유하는 광대하고 인구 밀도가 낮은 지역인 파타고니아가 있다. 파타고니아는 험준한 산, 넓게 펼쳐진 빙하, 바람이 부는 대초원 등 드라마틱한 풍경으로 유명하다. 파타고니아 안데스 산맥은 북부 지역보다 낮지만 피츠로이 산과 토레스 델 파이네 같은 상징적인 봉우리가 있다. 이 지역은 또한 극지방 밖에서 가장 큰 얼음덩어리 중 하나인 남부 파타고니아 빙원(Southern Patagonian Ice Field)의 본고장이기도 하다.

*뱀발 2 : 80 days of solo Brompton trip in the Americas 55 https://bit.ly/3Jmyx8W To Dear Brompton Owner & Executive Director https://bit.ly/3Grv0o4 My journey in the Americas https://bit.ly/3WlJiMy on 'Brompton Folding Bicycle' http://bit.ly/3vcVJhW on 'Bicycle Travellers'

*뱀발 3 : 이제야 여행 계획(‘21년 12월), 사전준비와 답사('22년 2월-4월)부터 실행(‘22년 9월 14일-11월 14일)까지 ‘기록&보관한' 글과 사진들을 하나하나 정리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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