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2 바닷속에서 느끼는 공포는 '심도'가 다르다

CH III. 100 깡마다 공포, 그리고 교육

by 관계학 서설 II

Underwater journeys are far more often a joyful process rather than an experience that ends in fear.

공기가 없다는 그 자체가 공포다

요즘 '프리다이빙'이 상당히 유행이다.


공기 없이 수심 100m 이상을 오르락내리락하는 레저스포츠라 한다. 아마 적어도 3-4분 정도는 숨을 참을 수 있어야 가능한 활동일 것이다.


‘물안팍으로 숨 쉬는‘ 방법도 다르다

어린 시절, 목욕탕에서 물속 '숨 참기' 시합을 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숨이 턱까지 차올라오는 그 시간은 겨우 길어야 1분, 즉 60초 내외이다. 30년 이상 물질을 한 제주 해녀분들 중 숨을 3분 이상 참을 수 있는 베테랑이 있다는 말은 들었지만 일반인들에겐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육지에서는 코와 입을 통해 숨을 쉰다.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그 사실조차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런 말도 있지 않은가? 공기가 없어봐야 그 소중함을 절실히 느낀다고!


물속에선 수중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고 이는 코를 막게 된다. 따라서 물속에선 입으로만 숨을 쉬어야 한다. 자연스러워지기까지 상당한 연습과 시간이 필요하다. 익숙해져도 깊은 수심에서 코와 마스크의 0.1mm 틈 사이로 물이 스며들어 코를 간질거리기 시작하면 바로 패닉(Panic)이란 '공포'가 찾아올 준비를 한다.


미세하게 코로 물을 들어마시는 그 순간, 길고 깊으면서 느린 규칙적인 호흡이 짧고 빠르면서 불규칙적인 과호흡으로 치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에 대한 공포는 오히려 물속에서 사라진다

물속에서 느끼는 '공포'는 육지와는 그 심도와 차원이 다르다. 육지의 공포가 '긴장 정도의 상대적인 높고 낮음'이라면 바다는 '생존이란 절대적인 잃음, 제로섬'의 문제이다.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한다.


왜 목숨을 걸고 즐거움을 찾느냐고! 자연스럽지도 너무나도 익숙하지 않은 신체활동을 왜 하느냐고? 삶의 궤적에서 고난과 어려움을 극복하지 않은 적이 있었는가? 있다면 그 속에서 '성장과 개선'은 이루어졌는가?


바다로 갈 때마다 물밖에선 '공포'를 느낀다. 물속에 들어가는 순간, 항상 공포는 사라진다. 아이러니하다. 공포가 공포를 치유해 줄 뿐 아니라 '습작'을 통한 극복의 방법과 '성장과 창출'이란 선물까지 선사해 준 적이 참 많다. 그래서 난 스쿠버다이빙의 ‘아스라한’ 공포를 즐긴다.


그래서 그런지 물속 여행은 오히려 두려움으로 끝나는 결말이기보다는 행복한 과정인 경우가 훨씬 더 많다.

keyword
이전 22화#1 마스터 다이버, 다이브 마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