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마나도·오키나와·해남도-스머프 요정의 세상

CH IV. 제주 서귀포, 홍. 카. 지. 바다, 그리고 오대양

by 관계학 서설 II Feb 09. 2025

The moment I see its tiny form, complete with eyes, nose, mouth, as well as pincers, antennae, and legs—every element of its body perfectly in place—it feels as if I've stepped into the world of Smurf fairies.

수중 마크로 16mm 렌즈로 촬영한 해면새우-손톱 10분의 1

인도네시아 마나도섬은 탁 트이고 넓은 시야를 가진 전진 다이빙으론 그만인 포인트이다.

우측이든 좌측이든 수중 절벽을 옆에 두고 조류에 몸을 맡기고 '급할 것 하나 없는' 슬로(Slow) 다이빙을 하기엔 최고의 장소이다. 또한 일찍 해가 뜨고 늦게 지다 보니 체력만 받쳐준다면 하루에 최소 4회 이상의 다이빙은 충분히 가능하다.

물속에 들어가는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했던 젊은 시절, 마나도에서 하루 동안 보트 다이빙만 5회 한 경험이 있다. 오전 2회, 오후 3회, 총 5회 주간 다이빙을 마치고 해변을 걸어 들어오는데 해가 늬엇늬엇 저물었다. 결국 누구랄 것 없이 모두 1회 야간 다이빙을 추가함으로써 현지 샵 스텝을 경악하게 만들었던 가끔 미소 짓게 만드는 추억이 있는 장소이다.

인니 마나도는 와이드(Wide&Macro)한 수중세계라면 렘베(Lembeh)는 마크로(Micro)한 볼거리가 물속 여기저기에 널려있는 '작은 세상'의 천국이다. 수중촬영은 하는 다이버라면 꼭 한 번은 가 보고 싶은 포인트이다.

모양과 색깔, 더 나아가 명칭마저도 생소한 수만 가지의 작은 수중생물이 살아 숨 쉬고 있다. 표현할 길이 없는 오묘한 칼라의 해면 위 새우와 게는 물론이고 아무리 들여다 보아도 형체를 구별할 수 없는 피그미 해마까지, 줄어드는 공기가 그렇게 야속할 수가 없는 세계적인 유명 포인트들이다. 깨알 같은 형체에 눈, 코, 입은 물론 집게, 더듬이, 다리 등 신체의 모든 요소를 다 가지고 있는 모습을 보는 순간, 스머프 요정의 세상에 온 느낌이 든다. 짧게 감탄사가 저절로 나오는 신기하고 신비로운 풍경과 모습들이 참 많다.

태국 시밀란제도 투어는 리브어보드 투어로 3~5일 정도 진행된다. 푸껫(Phuket) 또는 카오락(Khao Lak)에서 출발하여 시밀란 섬 주변, 코 본(Koh Bon), 코 타차이(Koh Tachai), 리첼리우 락(Richelieu Rock) 포인트 등을 거친다. 조류다이빙과 함께 바라쿠다 떼, 고래상어, 만타 등 대형 어종을 마주치기도 하고 크리스마스트리 포인트란 명칭처럼 화려하면서도 아기자기한 수중환경을 함께 간직하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 다이빙은 다른 열대지방보다 상대적으로 이동거리도 가깝고 편의시설들이 잘 갖추어져 있어서 '행복했다'란 느낌이 남아있다. 특히 인근 요나구니섬 수중 속에 아직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고대 문명의 흔적을 볼 수 있는 색다른 기회를 가질 수 있어서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다. 그때 그 기억이 하도 강렬해서 한 때 인도 대륙과 스리랑카 섬 사이 해협 속 17m 수중에 존재한다는 바닷속 유물을 보러 가려고 여정을 준비하게 만들었던 다이빙 코스이기도 했다.

중국의 유일한? 섬인 해남도 다이빙은 상해 출장기간에 잠시 시간을 내어 경험을 해 볼 수 있었다. 지금은 얼마나 달라졌는지 모르지만 당시엔 다이빙 샵도 미비했고 현지 수중 가이드조차 물속 길을 잘 몰라 같이 헤매다가 출수한 기억밖에 없다. 최근 중국 다이빙계가 놀랄 정도로 발전했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기회가 된다면 해남도 다이빙을 꼭 재도전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