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창작력의 원천
책으로만 1조 넘게 매출을 낸 작가가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4,500만 부 이상의 저서를 판매해 글로벌 베스트셀러 작가로 자리 잡은 유발 하라리입니다. 그는 <사피엔스>, <호모 데우스>,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등 전 세계 65개 언어로 번역된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배출한 이스라엘 출신의 작가입니다. 유발 하라리가 창작의 원천을 다룬 인터뷰에서 그 비밀을 밝혔습니다. 그 비밀은 바로,
명상입니다.
사실 유발 하라리가 처음 명상을 시작한 목적은 글을 잘 쓰기 위함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영국 대학원에서 유학하던 무렵, 친한 친구의 권유로 명상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때만 해도 2000년대 초반이라, 서양인들에게 명상은 너무 낯선 인도의 괴짜들이나 하는 일종의 사이비 종교, 또는 미신으로 여겨지던 시절이었습니다.
유발 하라리는 처음엔 그 제안을 거절했지만, 친구가 1년에 걸쳐 꾸준히 설득하자 마지못해 명상에 도전했다고 합니다.[1] 그 경험이 계기가 되어 명상의 매력에 푹 빠진 유발 하라리는, 이제는 매일 아침저녁으로 명상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 이후로 그의 삶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2] 그는 명상을 통해 얻은 높은 집중력과 자기 통제력이, 작가이자 학자로서의 그의 삶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합니다.
그는 명상을 하면 할수록 단순히 눈을 감고 감각을 느끼는 것을 넘어,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책 <호모 데우스>에서 유발 하라리는 명상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집중력, 내면의 평화, 통찰력 등이 없었다면 책을 쓸 수 없었을 거라고 회고하기도 했죠.
'도파민에 절여진 삶', 최근 들은 가장 공감되고 충격적인 말이었습니다. 도파민은 중독 현상에 관여하는 호르몬으로, 담배 중독, 술 중독과 마찬가지로 자극적인 동영상, 뉴스 등 중독적인 콘텐츠에 지나치게 노출될 경우에도 우리 뇌에서 분비됩니다. 생선이 소금에 절여지듯, 자극적인 미디어에 24시간 노출된 뇌도 도파민에 절여져, 어느새 우리는 목적의식과 집중력을 잃고 생기 없는 눈을 하곤 합니다. 1시간 넘게 무기력하게 누워 자극적인 유튜브를 보거나, 숏폼 콘텐츠, 인스타그램, 틱톡 등을 무작정 스크롤하고 있다면 한 번쯤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도파민의 노예가 되기 쉽습니다. 발달하는 AI는 미디어를 더 효율적으로 발전시켜 우리의 집중력을 빼앗고 있죠. 유튜브와 틱톡이 그 예입니다. 다들 유튜브가 추천하는 기가 막힌 알고리즘에 빠져 정신을 놓고 몇 시간 동안 영상을 시청하신 경험이 있으실 겁니다. 하루 종일 붙어 다니는 스마트폰이 우리의 집중력을, 소중한 휴식시간의 평온함을 훔쳐가는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미국 실리콘 밸리의 직원 교육에서도 명상은 빠지지 않고 등장하고 있습니다. 21세기에 가장 소중한 자원인 집중력을 지키는 방법은 아이러니하게도, 2000년 전부터 인도와 한국, 중국 등지에서 수행자들이 사용해 온 명상일지도 모릅니다. 현대인의 집중력을 되찾는 방법은 힐링 여행이나 커피 과다 복용이 아닌, 모든 것을 내려놓고 눈을 감고 스스로의 내면에 집중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해답은 어쩌면 너무 가까이에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명상은 괴짜 같은 천재 작가, 유발 하라리만의 전유물일까요? 다음 글에서는 미국과 전 세계의 글로벌 리더들의 은밀한 트렌드가 되고 있는 명상의 진짜 모습에 대해 말씀드려보고자 합니다.
[1] https://www.vogue.in/content/yuval-noah-harari-on-how-vipassana-shaped-his-success-story
[2] https://www.theguardian.com/lifeandstyle/2016/aug/27/yuval-noah-harari-we-are-quickly-acquiring-powers-that-were-always-thought-to-be-div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