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예전부터 사진에 관심이 많았다. 나이가 들어가며 삶의 의미와 소중함에 대해 생각을 하면 할수록, 기록을 남기는 것이 참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렇게 형편없지만 나의 생각들을 글로 남기기 시작했고, 또 눈으로 보는 것들을 기록하기 위해 전역하자마자 카메라를 샀다. 나의 생각과 시선을 간직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카메라를 처음 사고 신나는 마음에 곳곳을 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나의 사진을 자랑할 공간이 필요해 인스타그램 계정 또한 개설했다. 그렇게 하나둘 채워가고 있는 내 시선의 기록들을 보며 포만감을 느꼈다. 사람이 배가 부르면 어떻게 되는가? 원래 먹던 음식들이 입에 물리기 시작하고, 더 맛있는, 그리고 더 고급진 음식을 찾는다. 내 사진 또한 마찬가지였다. 나는 사진을 찍으면 찍을수록 더 좋은 구도와 감정을 담아내고 싶었고, 더 의미 있는 사진을 찍고 싶어 매일 고민했다.
나에게 의미 있는 사진은 무엇일까?
답은 간단했다. 생각해보니 가장 소중한 내 순간들을 찍고 있지 않았다. 매일매일 내 눈이 담아내고 있는 그 순간이 특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평범함을 특별하다고 생각하면 그것이 특별한 것이지 않을까? 평범한 가족사진이 나에게는 특별한 물건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우리 가족은 제대로 사진관을 찾아 찍은 가족사진이 없다. 물론, 사진관을 방문하는 것이 비싸기도 하고 시간적인 여유가 없는 것도 사실이지만, 평범한 우리의 순간을 특별함으로 담아낼 수 있다면 좋은 것 같다. 우리 가족의 순간을 기억하자. 평범한 것은 특별하다.
얼른 가족들과 사진을 한 장 찍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