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여행지를 탐방하는 즐거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by 여행작가 Q

디스 이즈 동남아시아, 쿠알라룸푸르 여행


싱가포르에 머무는 동안 친구랑 같이 이웃나라인 말레이시아를 다녀왔다. 내가 싱가포르를 두 번째 방문하는 걸 알고 새로운 곳을 여행하면 좋겠다며 친구가 권한 여행이었다. 말레이시아에 한 번 가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대답했다. 열대기후성 비가 밤부터 새벽까지 많이 내렸던 날, 아침 일찍 친구 어머니 차를 타고 집을 나서 공항으로 갔다. 1시간 남짓 비행을 한 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 도착했다. 다행히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날씨는 해가 쨍쨍했다. 공항에서 숙소까지 그랩을 타고 가는 길, 우리를 운전해줄 기사가 젊은 힌두인이었다. 에어비앤비 숙소에 짐을 두고 곧바로 나와 중심가 쪽으로 향하는데 모스크에서 종교활동을 막 마치고 나오는 수백 명의 이슬람인들을 만났다. 멀리 보이는 인파에 놀라 가던 길을 되돌아서 가기로 했다. 말레이시아는 이슬람교, 불교, 힌두교 등의 종교가 자유롭게 뒤섞인 나라라고 들었는데 도착하자마자 그 부분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는 페트로나스 트윈타워(KLCC)에 가는 길이었다. 쿠알라룸푸르 쌍둥이 빌딩이라고도 불리는 이 높은 건물에 올라가 쿠알라룸푸르를 조망해볼 계획이었다. 그전에 배가 너무 고파 KLCC 가는 길목에서 보이는 뷔페식 식당에 들어갔다. 다양한 로컬 음식이 펼쳐져있는 와중에 신중하게 음식을 골라 접시에 담아 계산을 했다. 배고프기도 했지만 음식들이 맛있어서 잘 먹고 일어났다. 쇼핑센터 안에서 식사를 할 수도 있었지만 로컬 사람들과 함께 문이 활짝 열려있는 식당에서 자유롭게 앉아 현지 음식을 먹어보는 것도 재밌는 경험이었다. KLCC 전망대는 입장객들을 한 팀처럼 인솔해가는 시스템이었다. 우린 빨간색 띠의 방문증을 목에 걸고 설명에 따라 이 곳을 둘러보았다. 내려다본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는 큰 도시였다. 높은 건물들이 곳곳에 많이 보이는 걸로 봐서 점점 발전하고 있는 도시라는 게 느껴졌다.


내려와선 아까 만난 그랩 기사의 현지인 추천대로 잘란 알로로 향했다. 거리 음식이 맛있다고 해서 그곳에서 저녁을 먹을 예정이었다. 금요일 저녁이라 그럴까 그랩 안에서 바라보는 쿠알라룸푸르는 교통체증이 한창이었다. 부킷 빈탕에 내려서 잘란 알로까지 걸어서 가기로 했다. 여러 호객행위가 있었지만 우리는 식당들을 쭉 둘러본 후 괜찮아 보이는 곳으로 들어가 야외 테이블에 앉았다. 가오리찜과 흰밥, 공심채 볶음, 사테와 땅콩소스, 타이거맥주를 시켰다. 우리 둘 다 어떤 요리든 잘 먹는 스타일이라 모두 맛있게 뚝딱했다. 다 먹고 나니 슬슬 어두워졌고 부킷 빈탕 쪽으로 다시 걸어가 이 곳의 번화한 거리를 걸어 다녔다. 우리가 여행했을 당시 말레이시아는 라마단 기간이었고, 밤 7시 이후에 금식이 풀려 모든 식당에 사람들이 많았다. 거리에는 사람들이 많았다. 조금씩 들어오는 불빛 아래 아주 커다란 야자수 가로수가 있는 길을 걸어 다니며 노란색 횡단보도를 보며 걸어 다녔다.


다시 잘란 알로로 가서 후식을 먹었는데, 코코넛 아이스크림이 너무 맛있어서 두 번이나 먹었다. 싱가포르에서 반했던 생망고가 반값밖에 안 하기에 또 신나게 사 먹었다. 평소에도 과일을 좋아하지만 이곳에서 쉽게 먹을 수 있는 열대과일에 푹 빠져 과일 수레를 하나하나 꼼꼼히 살펴보았다. 입이 즐거운 시간이었다. 숙소로 돌아오는 택시를 타기 위해 다시 부킷반탕쪽으로 왔다. 밤인데도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히잡을 쓴 여자가 유모차를 끌고 온 부모와 아이에게 풍선을 팔고 있는 모습을 보며 택시를 기다렸다. 숙소로 돌아와서 현지 뉴스를 보며 친구와 동남아시아에 대한 이야기를 길게 나누었다. 첫날만 둘러보았을 뿐인데 이미 말레이시아의 색다른 문화에 큰 호기심을 가지게 되었다. 문화의 다름이 가장 많이 느껴졌는데, 그런 호기심을 즐기는 나로서는 재미있는 시간이 될 것 같았다. 내일 여행을 기대하며 잠이 들었다.


20180602_160314.jpg 2018,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화창한 날 거리에서




새로운 문화권을 여행하는 느낌의 여행


오전에는 말레이시아 내 힌두교 성지라 불리는 바투 동굴에 다녀왔다. 올라가는 계단이 참 많고 가팔랐는데, 모두들 그 계단을 조용히 오르고 있었다. 힌두교 옷을 입은 인도 가족이 눈에 보였다. 아이들도 땀을 흘리며 계단을 오르고, 할머니도 난간을 붙잡으면서 한 계단씩 힘겹게 오르고 있었다. 맨발로 오르는 사람들도 보였다. 긴 계단을 인내심을 가지고 오른 결과 거대한 종유석 안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 안엔 뜻밖에 원숭이가 아주 많았다. 이 동굴의 주인은 원숭이인가! 크지 않은 원숭이가 시야에 너무 많아서 놀랐고, 나중에는 익숙해져서 아무렇지 않게 그들 사이를 지나가게 되었다. 원숭이에게 주는 간식을 굳이 사지 않아도 원숭이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다. 동굴 내부는 아주 습했고 모기가 많았다. 종교와 자연의 만남을 뒤로하고 올라왔던 계단을 신경 써서 조심히 내려왔다. 내려와서 메로나처럼 생긴 두리안 아이스크림을 사 먹었다.


오후엔 친구의 말레이시아 친구를 만나 셋이서 함께 여행을 다니기로 했다. 기차를 타고 오는 그녀를 기다리기 전 우리는 센트럴 마켓 안을 조금 구경했다. 말레이시아 전통 악기를 연주하는 청명한 음악소리를 들으며 내부를 구경했다. 센트럴 마켓은 옷, 기념품, 비누, 말린 과일, 과자, 장식품 등 필요한 물품을 살 수 있는 깔끔한 실내 시장이었다. 여기는 점심 먹고 다시 올 곳이 되었다. 점심은 친구를 따라 인도 음식을 먹었다. 다시 찾은 센트럴 마켓에서 우린 각자 사고 싶은 걸 샀다. 난 고심 끝에 바틱 무늬가 있는 스카프를 샀다. 우린 쿠알라룸푸르 중심가를 걸었다. 날씨가 정말 뜨거워서 중간에 그늘에서 쉬기도 하면서 쿠알라룸푸르를 곳곳 걸어 다녔다. 우리의 도착점은 페탈링 스트리트였다. 차이나타운 같은 곳이었다. 용안 주스를 사 먹으며 거리를 걷다가 비주얼 쇼크를 가져다준 말레이시아식 호켄미를 지켰다. 저녁이 찾아오기 전 말레이시아 친구와 인사를 하고, 우리는 밤의 센트럴 마켓을 다시 찾았다. 또 밤의 KLCC를 다시 찾았다. 밤이지만 사람들이 많아서 여행하는 느낌이 났다. 숙소로 돌아와서 컵라면을 사들고 올라와 그걸 먹으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쿠알라룸푸르, 꽤 재미있는 곳이었다. 더 길게 머물지 못해 아쉬웠지만, 머물렀던 시간만큼은 알차게 잘 둘러보고 왔다. 다음에 가게 된다면 좀 더 용감하게 여행해보고 싶다. 쿠알라룸푸르에서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을 한눈에 본 게 너무 색달랐다. 아랍 종교인들과 힌두교 종교인, 말레이시아 토박이 사람들이 한 거리를 지나간다. 중국인들도 있고 우리 같은 여행객도 있다. 거리의 나무들이 너무 무성하게 커서 신기하고 놀라웠다. 쿠알라룸푸르는 나무도 거대하고 쇼핑몰도 거대했다. 차도 많았고 오토바이도 많았다. 주로 야외에서 먹는 음식점이 많았다. 밤의 불빛이 활발하고 사람들이 많았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밤에 다니는 게 위험하다고 이야기를 많이 들어 조심했다. 아기자기한 싱가포르에서 와서 더 그런 차이점들을 크게 느꼈을 것이다. 새로운 도시의 여행이 다시 여행자 마인드를 일깨워주었다. 여행의 즐거움은 일상과 다른, 이런 말 그대로의 다름을 경험하는 데 있을 수도 있다. 그 다름을 여행 안에서 더욱 느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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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야경이 활발했던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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