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도 습관이다
당신의 인생은 지금까지 어땠나요?
인생을 살다가 돌아볼 타이밍이라는 것이 존재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참 이상하게도 지금 돌아보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타이밍은 존재하는 것 같아서 나도 모르게 생각에 잠긴다.
꼭 마음이 엄청 힘들어서도 아니고 괴로운 상황들이 늘 나를 괴롭혀서도 아니다.
정말 말 그대로 그저 문득, 갑자기, 난데없이 그런 시기가 오는 것 같은 느낌이다.
아마 분명히 어떤 인생에 기운이라는 것이 있어서 지금은 나를 돌아봐야 하는 때이기에 신호를 주는 거겠지.
그래서 돌아보다 보면 또 사실 딱히 엄청난 깨달음이나 해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려고 돌아본 것이 아니기도 하고)
자기 자신의 인생과 삶을 돌아보면서 너무 아픈 기억과 고통만 있다면 사실 이런 시간들도 아픈 시간들일 거라 굳이 돌아봐야 하나 싶은 생각도 들 테고 하고 싶지 않을 거다.
그런 사람들에게도 돌아볼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함부로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지만
그냥 본인이 그렇게 생각에 잠겨 돌아보고 싶은 순간이 온다면 고통스럽더라도 과감하게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기는 시간을 용기 있게 가져볼 수 있기를 응원한다.
반드시 무언가는 마음속에 남아 자기 스스로에게 위안이 되는 그 '무엇'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지금까지 너무 힘차게 달려온 나머지 내가 어디로 가는지도 잊고 살아온 당신이라면
멈추는 것만큼 두려운 것이 없을 텐데 지금은 아마 멈춰도 괜찮으니 그런 신호가 온 것일 거다.
그러니 너무 두려워하기보다는 반 정도는 설렘으로 채워보는 것도 괜찮다.
예기치 못한 상황이 닥치고 믿었던 누군가가 배신을 하질 않나
세상이 상식대로 돌아가지 않아서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되어 돌아온 모든 상황들이 밉기만 하고 받아들일 수 없는 그런 때에 놓아진 개인은 사실 정신을 차리기 어려울 정도로 혼란스럽다.
아마 혼란스러운지도 잘 모를 정도로 머릿속이 복잡할 거라 누가 불러도 잘 못 들을 거다.
시간은 실제로 많이 있지만 마음에는 여유가 없고 어느 누구도 들어올 틈이 없을 정도로 빡빡할 거다.
말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그저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불운하고 불행한 사람이기 때문에
그 누구의 아픔과 상처도 돌봐주거나 관심을 가질 새도 없을 것이다.
그래서 있는 시간을 스스로에게 써야 하는데 그 방법도 모호하고 어떤 때는 폭력적일 수 있다.
세상이 점점 더 미쳐 돌아가서 더 자극적인 것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도파민이 터지지 않고
이미 절여져 있는 세상의 각양각색의 맛들에는 우리가 모를 정도의 마약 같은 요소들이 곁들여져 있다.
알아채기도 전에 우리는 중독이 되어 가고 점점 더 생각이라는 것과는 멀어지는 것 같다.
그렇게 멀어지는 것도 지금 당장은 괜찮아서 별 문제가 없는 것 같기에 문제 삼지도 않는다.
유명한 영화 대사처럼 문제를 삼지 않으면 문제가 되지 않지만 문제를 삼으면 문제가 된다고 했다.
귀신같이 이 말이 맞아떨어지는 상황은 반드시 온다.
그게 내가 내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데도 혼란스러움이 늘 오기에 더 문제가 된다.
정답이 없다는 것도 머릿속으로는 알지만 마음속으로 생각해 보면 숨이 막히는 문제 아닌가.
우리는 정답이 없어도 괜찮다고 배워본 적이 없다.
눈에 보이는 것대로 더 좋은 밥을 먹고 더 좋은 옷을 입고 더 비싼 물건을 사고
남들보다 좋은 집에 살고 남들보다 더 좋은 차를 타고 남들보다 더 좋은 대학에 들어가고 남들보다 더 좋은 직장에 다니고 그런 것을 목표로 살아온 인생 아닌가 잘 생각해 보면 그럴지도 모른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탐구하고 찾아질 때까지 노력하고
(그럼 죽을 때까지 일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해서 내가 재밌고 즐거운 것을 통해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 보고 그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어려움이 닥쳤을 때 극복하고 감내하고 인내하고 그런 경험이 늘 일상 속에 있지는 않을 수 있다.
그냥 일상을 살아가는 것이 너무 어렵고 고통스러워서 인내의 연속이라면 그것도 참 고행의 길을 걷는 것과 다를 바 없겠지만 인생에는 사실 이벤트가 늘 있는 법이지만 매 순간이 그렇지는 않다.
(이미 그렇게 고행길을 걷고 계신 분들은 고통스럽다.)
그렇게 최선을 다해서 이미 세상에서 정해놓은 기준에 남들보다 더 좋은 것, 비싼 것들을 얻었고
남부럽지 않은 인생을 살고 있는 사람들은 세상에 많기도 참 많다.
돌아보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는 돈이 많은 사람들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든다.
먹고사는 문제를 넘어서서 이제는 얼마까지 돈을 더 벌 수 있는지에 대한 경쟁으로 접어든 사회이고
또 남들보다 얼마나 더 좋은 삶을 살 수 있느냐는 돈이라는 현실적인 부분에 많이 국한되기도 하기 때문에
그런 문제인식에서 바라보면 대한민국은 참 앞서나가고 있는 것도 같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 많은 청소년들이 자살을 하고 여전히 대한민국은 자살왕국이다.
외부의 기준을 빠르게 알아채고 눈치채서 쫓아가는 것은 배웠지만
내 안에서 외치고 고통스러워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어떻게 찾아가기를 시작하는지 배워본 적이 없다.
문제의 원인이 211% 거기에 있다고 할 수는 없을 수 있겠지만
영향이 아예 없다고 볼 수도 없을 거다.
그래서 자기 자신과 함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은 반드시 필요하다.
아마도 세상에서 이야기하는 기준을 채웠는데도 우리가 늘 습관처럼 외치는 '행복'이라는 것이
내 손아귀에 들어온 기분이 들지 않는다면 사람은 멈춰 서서 머릿속 물음표를 마주하게 된다.
이게 뭐지?
잘못되지 않았다. 배운 적도 없고 누구도 가르쳐줄 수 없는 일이다.
감내하고 극복하며 세상의 기준에 나를 맞추기 위해 열심히 살아왔는데
내 안의 행복이 찾아지지 않는 것은 어쩌면 굉장히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물론 그런 세상의 기준을 맞추기 위한 노력도 해보지 않았다면 명함도 내밀 수 없는 것이고)
(나는 지금 명함도 내밀기가 어려운 상황이기는 하다.)
그래서 당신의 혼란에는 명확한 명분과 정당성이 있으니 이유 없는 슬픔에 빠지지는 말자.
어차피 더 많은 것을 얻었어도 고민과 고찰을 해야 하는 영역이니 억울해하지도 말고.
지금부터가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
중고등학교 때 공부를 열심히 하고 부모님이든 나든 원하는 대학을 가고 하고 싶은 공부를 하고 그렇게 직장을 얻고 혹은 사업을 시작하고 돈을 벌고 가정을 꾸리고 자식을 낳고 자식을 키워내고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고 자식이 결혼을 하고 손자, 손녀를 낳고 우리는 죽어간다.
아니 열심히 살아간다. 그러다가 죽는다.
그 사이에 아마 좀 너무 바빠서 나에 대해 집중하고 나에 대한 것을 알아가기 어려운 것일 수도 있겠지만
아예 그런 것에 노력이라는 것을 해본 적이 없다면 그건 좀 문제가 있지 않겠는가.
나중에 자식이 와서 물어볼 수도 있다.
아빠, 나는 어떤 사람이야?
모른다고 핀잔만 줄 수는 없지 않겠는가.
자기 자신과 스스로를 돌아보고 마주하는 시간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면서 무엇인가 명쾌한 해답을 얻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습관처럼 우리의 시간을 아무렇지 않은 일상처럼 만들어주고 그러다 보면 우리가 습관처럼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살펴보다가 하나씩 하나씩 보물 같은 나 자신에 대한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거라 믿는 거다.
정답이 있어 그것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정답으로 만들어가는 것과 같은 것처럼
자기 자신을 변화시키면서 간다기보다는 원래의 자기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는 여정에 삶은 가깝다고 본다.
모두의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알아가는 시간이 각자에게 더 의미가 있는 시간이기를 바라며
그렇게 해서도 자기 자신을 잘 모르겠다고 해서 너무 구박만 하지 말고
꾸준히, 묵묵히 그 시간을 또 스스로와 함께 이겨나갈 수 있기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