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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epub 만들기_2

word 본문 내용 sigil로 옮기기

by 오은오

처음 레고를 사면 조립 설명서대로 만들기 마련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레고가 점점 많아지면, 조립 설명서는 어디갔는지 찾을 수 없고, 완성품은 조각조각 무너진다. 이 무너진 레고 조각들은 한 바구니에 쌓이게 된다. 이때부턴 설명서가 필요 없는, 내가 만들고 싶은 '어떤 것'을 만든다. 진정한 창작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순간이다.


어릴 적 레고 놀이를 할 때면 우리는 '집'을 만들었다. 커다란 밑판 위에 현관문도 만들고, 부엌도 만들고, 거실, 내 방, 화장실을 원하는대로 만들었다. 주로 나이가 많은 사람, 누나 혹은 사촌 형이 이 놀이(공사)의 책임자가 된다. 난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그들의 부하직원이 됐다. 공사 책임자는 "긴 거 네 칸짜리", "기억자", "두 칸짜리", "한 칸짜리", "납작한 거" "줘" 라고 사무적으로 말한다. 난 요청하는 조각을 바구니에서 찾아 건넸다. 그럼 책임자는 조립한다. 나도 조립하고 싶었지만, 책임자가 아니라 할 수 없었다.

레고 놀이.png



레고 했던 기억을 더듬으면, 가장 많이 쓰는 부품은 정해져있다. 기본이 되는 한 칸, 두 칸, 세 칸, 네 칸 길이의 블록들이다. 반면에 한 채의 집을 만들 때 소량만 필요한 부품도 있다. 가령 완성된 형태의 문, 창문, 액자 같은 특수 블록은 한두 개만 있어도 충분하다.


html을 사용해 epub을 만들 때도 마찬가지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태그가 있고, 그렇지 않은 태그가 있다. 가령 <p> 태그(문단), <h1> ~ <h3> 태그(제목), <img> 태그(이미지) 같은 기본 태그만 알아도 전자책의 대부분을 만들 수 있다. 태그 설명은 천천히 하겠다.



1. sigil부터 다운로드

구글에 'sigil 다운로드'라고 검색하고 최상단에 나타난 링크를 클릭한다. 페이지가 열리면, 자신의 pc 운영체제에 맞는 버전을 선택해 설치 파일을 다운로드한다. 그리고 pc에 설치한다.

sigil 다운로드.png 윈도우 사용자는 windows x64 다운로드를 클릭하면 된다.


2. sigil을 열어보자

설치가 완료되면 바탕화면에 sigil 아이콘이 생성된다. 열어보면 낯설게 느껴질 수 있는 인터페이스가 나타난다. 그래도 상단 툴바에서 굵기, 기울기, 밑줄 등 ms에서 보던 익숙한 서식 버튼을 볼 수 있다. 실제 작업을 할 때 이 버튼 덕분에 태그를 직접 입력하지 않고도 서식을 적용할 수 있다. 심지어 ms와 동일한 단축키도 지원된다. (굵기-ctrl+b, 기울기-ctrl+i, 검색-ctrl+f 등의 단축키를 지원한다. 많은 텍스트 에디터 프로그램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sigil 실행.png

sigil 인터페이스를 크게 세 부분으로 설명하자면,

1. 왼쪽 책 탐색기 (노란색 영역)
전자책의 페이지 구조를 보여준다. 'Section0001'은 첫 페이지를 의미하며, ctrl+enter를 누르면 새 페이지가 생성되어 'Section0002'로 표시된다. 그 외 css, 이미지 파일, 폰트 파일 등을 확인 할 수 있다.

2. 중앙 작업 공간(파란색 영역)
html을 편집하는 공간이다. 여기에 태그를 감싼 본문 내용을 입력한다.

3. 오른쪽 미리보기 창(분홍색 영역)
작업 공간에 입력한 html이 실제 전자책에서 어떻게 보일지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이 기능을 통해 태그 입력과 동시에 결과를 확인할 수 있어 작업이 훨씬 수월해진다.

sigil을 능숙하게 다룬다면 html 태그만 보고도 최종 결과물을 머릿속으로 그릴 수 있다. 미리보기는 굳이 필요 없게 된다. 마치 악보만 보고도 그 멜로디가 어떻게 들릴지 바로 알 수 있는 음악가처럼 말이다.




3. word 내용 sigil로 옮기기

이제 본격적으로 sigil을 사용할 차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백지 상태의 sigil에 원고 내용을 처음부터 다시 타이핑한다고 생각해봐라. 엄청난 비효율이다. 그래서 word 원고를 sigil에 복사해 붙여넣으려고 한다.

단! word와 sigil은 마치 서로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들처럼 직접 소통이 어렵다. 그래서 word 문서를 sigil이 알아볼 수 있게 몇 가지 작업으로 '번역'해줘야 한다.


1) 원고 파일 복제하기

기본 중의 기본이다. 작업용 파일을 따로 복제한다.

원고 복제.png



2) 복사 준비하기

sigil에는 텍스트만 붙여넣을 것이다. 원본 word 문서에 있는 이미지나 복잡한 서식은 어차피 다르게 처리해야 하므로, 텍스트만 깔끔하게 가져오는 방법을 알아보자.


원본 문서에서 전체 내용을 선택하고(ctrl + a), 복사(ctrl + c)한다. 그런 다음 word 새 창을 열고 붙여넣기(ctrl + v)를 할 때, 반드시 '텍스트만 유지' 옵션을 선택해야 한다. ('2. 복사하고 붙여넣기'에 관련 내용이 있다) 이렇게 하면 모든 이미지와 서식이 자동으로 제거되어 sigil에 넣기 좋은 상태가 된다.



3) ctrl + f 키로 본문 내용을 html 형식으로 변환하기

본문 문단 전부를 <p> </p> 태그로 감싸려고 한다. 일일히 하지 않고 바꾸기 기능을 활용한다. word에서 ctrl + f를 누르면 검색 창이 뜬다. 여기서 '바꾸기' 탭을 선택한다. '찾을 내용' 필드에 '^p'를 입력하고, '바꿀 내용' 필드에는 '</p> ^p <p>'를 입력한다. 여기서 '^p'는 단락 구분 기호(줄바꿈 문자)를 나타낸다.

바꾸기.png

'모두 바꾸기' 버튼을 누르면 word 문서의 모든 줄바꿈이 html 태그로 둘러싸인 형태로 변환된다. 이렇게 하면 각 문단의 끝에는 '</p>'가 추가되고, 다음 문단의 시작에는 '<p>'가 추가된다.

바꾸기 결과.png


이 방법을 사용하면 수백 개의 문단이 있는 긴 문서도 몇 초 만에 html 형식으로 변환할 수 있다. 모든 문단이 <p> 태그로 감싸졌으니 이제 sigil에 붙여넣을 준비가 되었다.



4) sigil에 붙여넣기

복사 준비를 끝낸 본문 내용을 '전체 선택 -> 복사'한다. 그리고 sigil에 붙여 넣는다.

sigil 작업 공간에 <body>라는 곳 보일거다. <body>와 </body> 사이에 복사한 내용을 붙여 넣는다.



그러면 오류 메시지가 뜬다.

sigil 애러 메시지.png


당황하지 않고 <body> 바로 아래 </p>를 지우고, </body> 바로 위 <p>를 지운다.

(뒤에서 설명하겠지만, html에서는 모든 태그가 열고 닫는 쌍으로 존재해야 한다)

이 방법이 어렵다면 '도구 -> html 정리 -> 모든 html 파일 오류 수정'을 눌러 조정한다.

sigl 오류 정리.png


그러면, 본문 내용이 sigil로 잘 옮겨졌다.

sigil 미리보기.png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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