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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판중 Oct 24. 2022

특허 협상 이야기 – 에피소드 21 (무효논리 확보)

무효논리

일본 출장에서 돌아온 후 미팅 결과에 대해 연구소장에게 보고했다. 

연구소장은 수고했다고 하면서 계속해서 협상의 실마리를 찾아보자고 하였다. 

우리 팀은 B사와의 후속 접촉을 준비하면서 이에 병행하여 본격적인 기술 협상 준비를 진행하기로 하였다.

 

몇일 후, B사 소송 특허 5건에 대한 선행기술 조사 결과와 회피설계 추진 현황을 리뷰하는 워크숍이 열렸다. 

이번에도 실무진 중심으로 우리 팀에서는 나와 정과장, 제품개발팀에서는 이수석, 박책임 외 엔지니어 2명이 참석했고, 북극해의 윤변호사와 김변리사가 참석했다.

먼저 선행기술 조사 결과에 대한 토의가 시작되었다. 

지난번 특허분석 워크숍에서 B사 소송특허 5건에 대한 기술적 분석과 클레임 차트는 상세하게 정리되었으며, 이때 해석된 청구범위를 기본으로 하여 무효조사를 진행했다.


무효조사는 회사 연구원들의 자체 조사와 외부 전문 써치펌(Search Firm)에 의뢰하여 병행 실시하였으며, 조사 결과에 대한 종합적인 분석은 북극해의 변리사, 변호사들이 진행했다. 


민혁이가 분석 결과에 대해 발표를 시작했다. 

"먼저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패널 2번 특허, 회로 2번, 3번 특허에 대하여는 독립항은 물론 종속항까지 무효를 주장 수 있는 좋은 선행자료를 확보하였습니다만, 패널 1번 특허와 회로 1번 특허에 대해서는 모든 청구항을 무효 시킬 수 있을 만한 좋은 선행 문헌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패널1번 특허와 회로 1번 특허는 출원일이 워낙 빠르고 연구원님들의 말에 따르면 B사가 최초로 제품에 적용한 기술들이라 원천 특허로 보여집니다. 

본 특허들에 대한 대응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본 소송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과제일 것 같습니다."


윤변호사가 말을 이어받아서 발언했다.

"이 두건에 대한 논문 등의 비특허문헌에 대한 추가 선행기술 조사를 진행하고, 미국에서 선사용 제품을 찾아보는 것도 병행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인터넷이나 대중매체를 통해 공개적으로 수배하는 방법을 CP&L과 상의해 보면 아이디어가 있을 것입니다."


"그럼 문제가 되는 특허 2건에 대해서는 추가 선행기술 조사를 하는 것 이외에, 회피 설계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겠군요?" 

우리 팀 정과장이 나섰다. 


"네, 맞습니다. 

지난번 특허분석 워크숍에서 패널 1번 특허와 회로 1번 특허 모두 새빛전자 제품과 관련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되었기 때문에,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서 회피 설계 방안을 미리 마련해 두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회피설계는 도출된 안에 대한 변호사 검증도 필요하지만, 저희가 이해하기로 실제 적용시 투자 수반 문제, 품질 저하 문제, 거래선 승인 문제 등 절차 진행에 있어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윤변호사가 설명했다. 


"효율적인 시간 활용을 위해, 오전 시간은 선행기술조사 결과를 논의하고, 회피설계 추진 건은 오후 시간에 집중 토론하시는 걸로 하시죠."

내가 의사진행 발언을 했다.

민혁이는 선행기술이 확보된 소송 특허 3건에 대해 청구범위 해석 결과와 클레임 차트를 활용하여 독립항부터 종속항까지 모든 청구항에 대한 무효논리를 정연하게 설명했다. 

또한, 강력한 무효자료를 확보하지 못한 나머지 2건에 대하여도 각 청구항 별로 무효논리가 부족한 부분과 추가 선행기술 조사 시 착안점 등을 설명했다. 


우리회사 연구원들과의 추가 질의 응답이 오고 간 후 민혁이의 발표가 마무리됐다.


"그런데 선행 자료가 있으면 특허는 무조건 무효가 될 수 있는 건가요?"

이수석 팀의 연구원이 질문했다. 

연구원으로서는 당연히 가져 봄 직한 의문이다.



"선행 자료가 있다고 해서 특허가 무조건 무효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법원 또는 미국 특허청의 해당 절차에 따라 선행 자료를 제출하고 무효 논리를 주장해서 해당 특허에 대한 무효 판단을 받아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미국 특허청에 대해서는 PTAB(Patent Trial and Appeal Board)에 무효소송(IPR: Inter Parte Review)을 제기하여 상대방 특허를 무효시킬 수 있는 별도의 절차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또한, 소송이 진행 중인 법원에 대해서도 Invalidity Contention 제출 절차를 통해 상대방 특허의 무효를 주장할 수 있고, 이에 대해 법원이 특허 침해 판단에 앞서 특허 유무효에 대한 판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양사간의 기술협상이 진행되는 경우에도 선행 자료를 통해 상대방 특허의 무효를 논리적으로 주장할 수 있다면 협상에서 유리한 포지션을 확보할 수 있는 효과도 있습니다."

윤변호사가 알기 쉽게 질문에 답변했다.

지난번 특허분석 워크숍때도 윤변호사가 설명한 바 있었는데, 무효논리 확보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정확하게 이해하게 되었다. 


워크샵에서 정리된 선행기술 조사 결과와 수립된 B사 특허의 무효논리를 CP&L로 보내서 미국 변호사의 의견을 듣기로 하고 오전 회의를 마쳤다. 


오후 회의 일정이 빠듯하여, 점심은 구내 식당에서 하기로 했다. 

민혁이와 윤변호사는 우리 회사를 여러 번 방문하여 이제 익숙한지 알아서 척척 식권을 제출하고 식당 밥을 푸기 시작했다. 


"이제 새빛전자 직원 다 되신 것 같네요"

"네 이제 저도 사원증 하나 만들어 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윤변호사와 농담을 주고 받으면서 나도 점심을 배식 받았다.



Tip 21. 

무효논리 수립을 위한 선행기술 조사는 청구범위를 정교하게 해석한 후에 진행하여야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강력한 특허 무효논리를 확보하면, 상대방과의 협상시 소송에서 실질적인 리스크가 없다는 것을 강조하여 포지션 우위를 점할 수 있으며, 소송 진행에서도 설득력 있는 Invalidity Contention을 제출할 수 있고, 무효소송(IPR)을 제기하여 상대방을 압박할 수 있는 좋은 무기를 확보하는 것입니다. 

소송을 진행하는 로펌과 별도의 외부 전문 써치펌(search Firm)을 적절히 활용하면 보다 적은 비용으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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