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섬김처럼 자유롭고 싶다

자연 안에 평범한 일상의 휴일을 찾았다

by 김종섭

사회 거리두기로 언제부턴가 많은 사람들은 휴일의 시간을 무계획으로 조건 없이 휴일을 보냈다. 일상의 평범했던 일상도 언제부턴가 이목이 집중되어가는 것까지 의식해야 했다. 늦은 오전 모처럼 외출을 염두에 두고 잠시 동안의 생각 끝에 가까운 시간 내 근접 용이한 곳으로 행선지를 정했다. 집에서 46km가량 떨어져 있는 호수가 최종 목적이다. 늦은 아침을 서둘러 간단히 해결하고 집을 떠났다.

고속도로 진입 전 팀 홀튼 드라이브 스루(drive-through, drive-thru)에 들려 커피 두 잔을 주문했다. 고속도로와 국도 상황은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이후 평일과 휴일에 관계없이 한산하다. 코로나 발병이 이미 많이 시간이 지났는데도 가벼운 외출까지도 자제해가면서 사회 거리 두기를 실천하는 사람들이 많다.

롤리 레이크 주립공원(Rolley Lake Provincial Park)

내비게이션은 한 시간이 되기도 전에 목적지로 지정된 호수 도착을 알려온다. 호수 주변 땅을 중심으로 잔디까지도 축축하게 젖어있다. 안개가 걷혀가고 있는 것을 보니 방금 전까지도 비가 내렸을 것이다. 호수가 주변 사람들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우리와 비슷한 외출을 생각하고 가족단위로 찾은 사람도 있었고, 계획대로 이미 준비되어 레저용품인 낚시 이외에 보트를 챙겨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호수를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이 있다. 밀려오고 밀려가는 썰물과 밀물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인가. 늘 호수는 고요하고 잔잔했다. 비가 게인 호수는 하늘의 모습을 품었다. 안개는 아직도 산 허리를 넘지 못하고 흐려진 감정을 토해내고 있다. 지금이라도 또다시 비가 쏟아질 것 같은 날씨를 예감한다.

호수주변을 산책할수 있는 트레일

호수 주변으로 나무로 단장한 트레일이 운치를 더해준다. 나무로 된 트레일을 어느 정도 걷다 보면 표면이 땅인 숲길이 나온다. 내린 비로 인해 길 중간중간 물이 고여 질퍽되는 탓에 보폭을 더디게 한다. 발을 잘못 디뎌 물이 신발 틈 사이를 비집고 스며들었다.

트레일 주변으로 산딸기가 넝쿨이 무성하다. 초여름부터 축복된 결실의 열매를 맺었다. 먹음직스럽게 잘 익은 짙은 빨간색 산딸기가 시선을 자극하고 유혹에 나섰다. 예의상 맛있게 먹어줘야 한다는 자연의 배려를 거부하지는 않았다.

끈질긴 생명력의 보류일까, 자연에서 얻어진 숨은 가치를 느끼는 순간이다. 습한 기후조건 탓일까 땅속 깊이 내려야 할 뿌리가 땅 표면에 머물러 있다. 땅 깊숙이 뿌리내리지 못하고 뿌리째 뽑힌 채 고사한 나무를 쉽게 목격할 수가 있다. 뿌리의 진념이 생명의 근엄함을 담았다고는 하지만 땅속 깊이 뿌리 내지 않아도 충분히 수분을 섭취할 수 있다는 자연조건 착오로 생존을 끝내야 했다. 생존의 방식이 각기 달랐을까, 또 다른 곳에서는 죽은 나무에 둥지를 틀고 조건을 맞추어 새로운 새 생명이 자라나고 있다.

주인을 잃어버린 젖병과 신발 한 짝이 진입로와 주차장을 연결하는 산책길 작은 바위에 올려져 있다. 유모차에서 떨어져 내린 것을 지나가는 락객이 발견하고 사람들 눈에 잘 띄는 곳에 올려놓은 것 같다.


컵라면과 단무지, 캔커피& 음료수, 뜨거운물과 함께 간식 대용으로 준비했다.

간식 대용으로 컵 라면을 준비했다. 뜨거운 물을 보은병에 담았다. 며칠 전 컵라면 한 박스(6개)를 상비 간식용으로 차 트렁크에 미리 준비해 두었던 것이다. 라면을 먹을 때에는 김치 아니면 단무지의 이상적인 궁합, 그 존재감을 잊어서는 안 된다. 김치는 냄새로 주위 사람들에게 불편을 줄듯 싶어 대신 단무지를 준비해왔다. 며칠 전 지인분이 달달한 캔커피 한 박스를 주셨다. 먹지 않고 오랜 시간 차 트렁크에 있었다. 오늘에서야 커피로써의 생명이 부활했다. 디저트로 트렁크에서 캔커피를 꺼내어 들었다.


라면 예찬을 잠시 해볼까 한다

야외에서 먹는 음식은 어떤 것이든 맛있다. 일상에서는 바쁘다는 핑계로 라면을 간식 대용으로 먹는다. 라면의 특징은 뜨거운 물 하나면 조리는 끝이다. 라면은 휴대하기 편리하고 먹을 때마다 어떠한 환경이나 장소. 시간에 제한받지 않는다. 설거지가 필요 없다. 가격이 싸다. 모든 장점은 다 가지고 있는 듯하다. 인간이 먹거리 음식을 발견한 이후 현재까지 제일 사랑받는 최대의 음식 발명품이 아닌가 싶다.

햄버거를 먹음직스럽게 그려보았다.그리고 보니 사랑만 담은듯 하다

서양에서는 대표 간편 음식으로서 햄버거나 피자가 대부분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한국민들에게는 매콤한 국물과 함께 먹을 수 있는 음식을 먹어야 음식다운 제맛을 느끼게 된다.


여행지에서 눈으로 보고 느끼는 일도 중요하지만, 배를 채워갈 수 있는 먹거리 또한 여행의 즐거움이다.

XXX 12311 번지 대문앞 허수아비

호수를 빠져나오는 길 목에는 제법 넓고 웅장한 집들이 시야로 들어온다. 울타리가 나무와 숲으로 가려져 안채를 들여다볼 수 없는 집도 상당수 있다. 가끔은 정문부터 이색적으로 꾸며진 집을 만날 수가 있다. 차를 잠시 갓길에 멈추어 섰다. 정문 앞에 익살스럽고 우스꽝스러운 풍경이 나타났다. 가끔은 특색 있는 형태의 집을 발견할 때에는 눈과 카메라에 풍경을 옮겨 담았다. 사뭇 호기심과 궁금증이 발동하여 집 내부를 기웃거릴 때도 있다.


호수를 떠나진 15분가량 지나 집으로 향한 방향에 또 다른 호수공원 혼녹 레이크 공원(Whonnock Lake Park)이라는 안내표지판이 보인다. 표지판 방향으로 핸들을 바꾸었다. 주차장이 아닌 호수가 바로 앞에 주차한 차들이 눈에 먼저 들어온다. 주차장을 지나 물가에 제일 가까운 방향에 차를 주차했다.

혼녹 레이크 공원(Whonnock Lake Park)

이전 호수와는 다른 분위기이다. 호수 주변으로 작은 연꽃이 하나둘 이제 막 피워 오르기 시작했다.

세월을 낚듯 강태공의 모습은 이곳 호수도 예외는 아니었다. 어망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오후의 시작점에서 절반, 휴일의 시간을 보내고 하루가 가는 길목을 정리한다. 모두는 장기간 지속되는 코로나로 인해 몸과 마음들이 지쳐있다. 희망까지도 송두리째 아사가 버린 사연부터 시작하여 지구촌 이야깃거리가 아름답지 않다.


자연은 항상 정직했다. 자연은 언제나 두 팔 벌려 사람을 품었다. 자연의 섬김처럼 하루빨리 코로나와의 전쟁을 종식시키고 두 팔 벌려 포옹할 수 있는 일상의 시간을 만나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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