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스기빙 데이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코로나

by 김종섭

긴 연휴의 시간을 쫒다 보면 하루가 평상시보다 짧은 느낌이다. 코로나로 인해 휴일은 평상시 보다 더 차분하다는 느낌을 도심의 거리 표정에서 먼저 전해 듣는다. 쇼핑몰과 주변 상가는 오늘도 여지없이 침묵의 시위와 같았다.


아내는 며칠 전 정성스럽게 추석 차례상을 준비했고 또 며칠이 지나지 않아 시아버지의 기일을 맞이했다. 해마다 기일이 찾아오는 날에는 제사상 대신 성당에 연미사로 제사를 봉헌을 했다.


지속되는 코로나로 인해 미사 참여 인원을 50명 이상 넘지 못하게 제한되어 있는 상황이다 보니 며칠 전 아내는 나와 함께 주일 미사 참여 의사를 사전 예약해 놓았다.

미사전 성당 성전의 모습

추수감사제와 더불어 주일 미사로 많은 신자들이 넘쳐났던 예전의 흔적마저 꿈같은 세월을 보낸 느낌이다. 성당의 분위기는 조용한 침묵으로 신자들의 입까지도 굳게 닫혀 있다. 상황을 단적으로 표현한다면 "숨소리마저도 숨길수 없다"는 표현 방법이 맞을 듯하다. 마스크로 가려진 얼굴은 서로의 미소와 시선까지 인사의 의식을 미루고 의자에 먼저 앉는 순서가 미덕이 되어버린 코로나 시대를 실감 있게 경험을 하고 있다. 수백 석이 놓여 있던 의자는 성당 양우 측으로 밀려났고 집회나 모임에 허가된 오십 명이 앉을 좌석만이 넓고 넓은 공간 사이에 덩그러니 자리 잡고 놓여 있다.

한쪽으로 밀려난 의자

빈 좌석을 향해 걷다가 의도하지 않은 발걸음이 멈칫하고 순간 눈은 십자가를 향했다. "주님! 주님은 진정 있기나 한 것입니까" 갑자기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을 여과 없이 토해버렸다. 미사 직전에 죄를 짓고 말았다. "눈은 입으로 말하는 것보다 많은 말과 중요한 말을 한다"는 말이 있다. 오늘 나의 행동은 눈으로 보인 감정 그대로 충실했다는 것이 설득력 있는 솔직한 감정일지도 모른다."때로는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라는 말로 눈의 정확성 한계를 꼬집어 낼 경우도 종종 생겨난다. 깊숙한 부분까지 정제하지 않았다는 이유가 한몫했을 것이다


가을은 늘 그러했다. 풍요로움과 여유로움을 변함없이 가져다주었다. 떨어지는 낙엽을 보아도 시린 슬픔을 느끼게 하는 인간적인 여린 감성까지 가을은 아끼지 않았다. 눈부신 하늘을 올려다볼 때면 가끔은 날개를 달고 하늘을 날고 싶었고 붉은 노을과 낙엽이 붉게 타오를 때는 무뎌진 감정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고독과 풍성함이라는 서로 다른 의견차를 보이고 낙엽이 가을을 이겨내지 못하고 이별을 고할 때에는 가을이 싫었다.


가을이 내려준 은혜로움에 우리는 교회 안에서도 주님이 가을을 내려주시고 풍성한 결실까지 맺었다 하여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추수감사 제라는 예식을 올렸다. 종교적 의식을 떠나서라도 지구촌 개인과 가족은 물론 모두가 주신 자연의 섭리와 은총에 감사해야 할 의미 있는 기념비적인 날들이기도 하다.


코로나로 일상의 환경이 바뀌어 나가고 변화된 상황에 적응하기 위해 자유롭지 못한 혼돈의 시간을 가지고 가고 있다.

하지만,

풍요로운 이 땅에 땡스기빙 데이처럼 우리가 그토록 염원하는 코로나 종식이라는 결실의 날을 내려주시리라 굳게 믿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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